배희진 기자 (이담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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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햄스터를 키운다.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흰 털을 가지고 있는 햄스터이다. 이 햄스터의 이름은 ‘나비’이다. 나는 벌써 햄스터를 키운 지 2년이나 되었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이 햄스터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언제든지 답해주는 햄스터 박사였다. 하지만 나, 햄스터 박사도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햄스터의 마음이었다. 난 이 해답을 오늘 알게 되었다.
오늘은 무지무지 더운 날이었다. 우리 집엔 에어컨도 없어서 나와 우리가족 뿐만 아니라 나비도 지쳐했다. 나비는 털이 많아서 더 덥고 지칠 거라 생각한 나는 사료와 물을 가져다주었다. 나비는 너무 더운 나머지 사람처럼 누워서 자고 있었다. 나는 힘들어 하는 나비가 너무 불쌍해 보였다. 그래서 자고 있는 나비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물과 밥을 주었다.
하지만 나비는 인기척을 들었는지 일어나버렸다. 근데 나비가 갑자기 내 손을 핥았다. 나는 갑자기 핥아서 깜짝 놀랐다. 다른 때 같았으면 놓으라고 할 텐데 오늘 따라 핥게 놔두고 싶었다. 한 3분 기다렸을까? 나비는 힘들었는지 이내 다시 잤다. 근데 이렇게 더운 날에 왜 물을 안 먹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먹고 싶지 않은가보지... 라고 생각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 공부를 했다.
그 날 저녁 나는 저녁을 먹고 운동을 하러 밖에 나갔다 들어왔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는데 햄스터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아! 맞다! 나비! 하며 나비를 쳐다보았다. 처음에는 힘들어서 계속 누워있는 건 줄 알았다. 하지만 몇 분 후 나는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나비가 죽은 것이었다. 난 또 울고 또 울었다. 그런데 아까 낮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아까 밥도 물도 먹지 않고 내 손을 핥았지? 라는 생각이 들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비도 자신이 죽을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었을까? 그래서 설마 지금까지 자신을 키워준 게 고마워서? 정말인가? 햄스터가 정말 그런 생각을 했을까? 진짜일까? 햄스터도 사람이랑 똑같구나...
난 그날 저녁 나비에게 편지를 썼다.
나비에게
나비야, 안녕? 나는 너의 주인 유민이야. 오늘 설마 네가 죽을 것을 알고 나에게 손을 핥아준 것이었니? 그렇다면 왜 손을 핥아준 것이었니? 설마 내가 지금까지 키워준 것이 고마워서? 오늘 밤 내 꿈에서 알려주면 좋겠다. 훗날 천국에서 만나자.
유민이가
나는 이 편지를 나비와 함께 묻었다. 나비를 묻고 있는데 눈물이 툭! 하고 떨어졌다. 하지만 나는 꾹 참았다. 오늘 밤 나비를 만나게 될 것이니까...
배희진 기자 (이담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