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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호 12월 20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양현서 기자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84 / 조회수 :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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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들의 모임 2장

선생님께서는 가람이를 지나가는 개를 보듯 노려보더니 쏘아 붙였다.

"발이 아예 얼어붙었구나! 하루 종일 거기에 서 있을 거니?"

가람이는 한참 전부터 기가 죽은 뒤였다. 그는 자존심도 포기한 채 고분고분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교실 안은 다른 교실과 뭔가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아침자습 시간이면 보통은 떠들고 수다를 떨고, 아무리 엄격한 학교라도 간단한 학습지만 풀면 친구들과 놀게 해주기 마련이다. 그런데 지금 이 교실은 그렇지 않았다. 다들 그림같이 앉아서 책을 보고 있었다. 가람이는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떠들거나 수다를 떨기는커녕 얌전히 앉아 책을 보다니! 그런데 언뜻 보니 전부 같은 책을 보고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것일까?

가람이는 몸 한 쪽을 기울여 앞에 앉은 아이의 책표지를 훔쳐봤다. 제목은 ‘히틀러의 위대한 삶’이었다.

‘이상하네. 왜 이렇게 재미없는 책을 보는 거지? 게다가 히틀러는 독재자이지, 위대하지도 않은데...’ 가람이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자기소개를 할 준비를 했다. 누구나 일단 전학을 오면 자기소개를 통해 서로 친해지고 가까워지기 마련이지 않은가.

"안녕? 나는..."

그가 막 자기소개를 시작하려는데 선생님이 들어와서 말을 막았다.

"자기소개 따위는 필요 없다. 앞에 나와서 시간 허비만 하고, 그게 뭐니? 얼른 들어가서 앉아야지! "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면서 뒤에서 3번째 자리를 가리켰다.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남자아이 옆이었다. 가람이가 자리에 앉자 그 남자아이가 가람이에게 속삭였다.

"책상서랍에 책이 있어. 꺼내서 읽어."

가람이는 곧이곧대로 책을 꺼냈다. 책에는 역시 예상대로 ‘ 히틀러의 위대한 삶’ 이라고 적혀 있었다. 책은 두꺼웠고 하나같이 재미없는 얘기밖에 없었다.

아침조회 시간이 되자 학교 스피커가 울렸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곧 있으면 아침조회가 시작되오니 모두 자리에 앉아 TV를 켜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교가제창이 있겠습니다."

이 말 다음으로 웅장한 교가가 울려 퍼졌다. 가람이는 따라 부르려고 했지만 아무도 부르지 않았다. 선생님이 회장으로 보이는 아이에게 카랑카랑한 소리로 말했다.

"거기! 이도연! 나와서 TV 끄고 스피커 꺼!"

도연이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TV를 끄고 스피커 전원을 껐다. 그러자 선생님이 앞으로 나와 커다란 악보를 칠판에 붙였다. 그리고 지휘를 하자 모두가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

"오! 히틀러여! 오! 히틀러여! 우리는 그대를 찬양하리! 그대는 지금 없지만! 당신의 영혼은 우리에게 비추고 있나니! 오! 그대가 없는 이 세상은 모두 어두운 밤! 그대가 없는 이곳은 혼란의 시대! 당신을 영원히 찬양하오니 부디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 주오!"

가람이는 생각했다.

‘노래는 그럴싸한데 노랫말은 영 아니란 말이야. 게다가 아까부터 왜 자꾸 히틀러 얘기만 나오지? 책도 히틀러, 노래도 히틀러. 근데 교가 대신 이런 노래 부르면 교장 선생님이 뭐라고 안 그러나보지?’

선생님이 소리쳤다.

"전학생! 처음이라 많이 낯설 텐데 잘 봐두고 배워라. 이게 우리 반의 교가야. 다른 반한테는 말하지 마라. 흠... 그리고 10분 뒤에 수업이 시작이구나. 교과서는 가져 왔겠지? 전부 들고 앞으로 와라!"

가람이는 별 이상한 일을 다 시킨다고 생각하며 교과서를 들고 낑낑거리며 앞으로 갔다. 앞으로 가자 선생님께서 매서운 눈초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양현서 기자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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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서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2012-12-22 22:52:50
| 와~! 너무너무 재밌어요.
황혜민
금당초등학교 / 6학년
2012-12-24 20:13:48
| 과연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할까요?
"이런 교과서는 필요 없어" 이런 걸까요?
그리고 히틀러, 히틀러, 이 반 참 신기하네요!
노지원
반석초등학교 / 6학년
2012-12-27 16:47:43
| 혹시 교과서를 찢어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정말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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