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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호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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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서 기자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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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음악시간(4)

음악선생님은 효은이를 보면서 이를 빠드득 갈기 시작했다. 그가 효은이의 책상에 다다를 때쯤, 쉬는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는 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음악선생님은 아쉬워하며 물러나며, 효은이에게 쌀쌀맞은 목소리로 “조심해라.”라고 말했다. 그는 낮게 으르렁거리는 듯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조심하라고."

그 말을 끝으로 음악선생님은 자신의 소지품들을 챙겨들고 교실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아이들은 잠시 동안 멍하게 앉아있었다. 그때 혜성이의 훌쩍이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효은이를 비롯한 친구들이 혜성이의 자리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괜찮아?"

현준이의 물음에 혜성이는 고개를 돌렸다. 한 아이가 혜성이에게 휴지를 건넸다. 바로 채원이었다. 채원이는 책을 많이 읽는 아이이며 상상력이 풍부하다. 그는 언제나 친절했으며, 효은이와도 친한 사이였다. 같은 아파트인데다가 같은 영어학원에 다니기 때문이다.

"너는 왜 참은 거야? 나 같으면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을 거야. 효은이처럼 말이야. 하여간, 너는 너무 속이 여리다니까. 늘 수학문제집만 풀고 있으니까 그렇지. 안 그래?"

채원이가 혜성이를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쏘아보며 말했다. 하지만 휴지를 서너 장 더 뽑아서 주는 손길에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담겨 있었다.

가현이는 혜성이의 책상에 걸터앉아서 다리를 대롱거리며 기분전환을 시키려고 애썼다.

"효은아, 정말 대단했어. 그 무서운 사람 앞에서 따지고 들다니! 어떻게보면 네가 혜성이의 대변인 역할을 한 거잖아!"

가현이는 효은이를 존경스러운 듯 쳐다보았다. 그 말에 수빈이라는 아이가 수긍했다. 수빈이는 정말 사차원인 아이인데, 늘 희한한 생각만 하고 다닌다.

"그런 인간은 무서움 그 자체지. 난 그렇게 생각해. 그 사람들은 굶주려서 우리를 먹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기필코 그럴 거야. 아마도... 그런가? 아닐지도 모르지. 맞을 수도 있어. 아닐 거야. 맞을 거야."

수빈이의 말에 아이들은 멍하니 얼빠진 표정으로 수빈이를 쳐다보았다. 효은이는 혜성이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힘내라고 말했다.

점심을 먹을 때, 아이들의 관심은 온통 새로 오신 음악선생님에게 쏠려있었다. 점심식사는 수요일이라 맛있는 게 나왔다. 효은이 숟가락으로 따끈한 감자스프를 휘휘 저어대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난 그 사람 수업은 못 들어. 도무지 못하겠단 말이야."

효은이는 물론이고 아이들은 모두 음악선생님을 ‘그 사람’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혜성이는 어깨를 으쓱하며 점심을 먹는 데에만 집중했다. 그는 구운 닭고기를 입으로 밀어 넣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준이는 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와플을 써느라 바빴다. 가현이는 빵에 버터를 바르고 있었고, 채원이는 책을 읽으며 스프를 먹고 있었다. 수빈이는 뭐라고 바삐 중얼거리며 소시지를 먹었다. 그때 현준이가 와플을 포크로 신경질적으로 찍어대며 말했다.

"그런 사람한테 당해서는 안 돼.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니? 벌써 혜성이가 당했고...... 그러니까 내 말은, 벌을 받았다는 얘기야. 그리고 효은이는 위협받았잖아. 어떡하지?"

아이들 모두 깊은 생각에 잠겼다. 혜성이는 여전히 먹어대고 있었다. 그는 수학의 천재답지 않은 모습으로 먹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혜성이는 즐거운 표정으로 스프를 떠먹으며 수학 문제집을 풀어대고 있었다. 가현이가 혜성이의 등을 철썩 때리며 나무라자, 혜성이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

"내 생각에는, 쓸데없는 짓이야."

"뭐라고?"

아이들이 아우성쳤다.

"그 말 그대로야. 쓸데없는 짓이지. 우리가 아무리 아우성치고 빠져나가려고 해도 현실은 현실이야."

혜성이의 말에 수빈이가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오! 그 표현 한 번 좋은데? 현실은 현실이다! 써먹어야겠는 걸."

어쨌거나 혜성이는 소시지를 먹어대며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은 우리를 언제까지나 쫓아다니며 무섭게 굴 테지! 지금 현실상 우리의 ‘진짜’ 음악선생님은 교통사고로 입원해 계시니 어쩔 수 없어. 달리 방법도 없으니 우리는 이 현실에 복종해야만 해."

채원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잔을 내려놓았다.

"혜성이 말이 맞아. 어쩔 수 없어. 지금 우리의 음악선생님은 그 사람이잖아. 우리가 뭐라도 한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지는 않아."

채원이의 말은 아이들을 절망적으로 만들었다. 효은이는 깊은 한숨을 쉬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현실은 바꿀 수 없다. 현실은 바꿀 수 없다......?’ 무언가 떠오른 듯 갑자기 효은이가 외쳤다.

"좋은 생각이 났어! 현실은 바꿀 수 없다고!"

양진서 기자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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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민
서원주초등학교 / 5학년
2013-02-19 21:31:57
| 효은:"좋은 생각이 났어! 현실은 바꿀 수 없다고! 그렇다면 선생님을 바꿔버리는 거야! 우리 데모를 일으키자!(?)" 입이 방정이지...죄송합니다...이거 뭔가 그...그...현실적이예요! 저희 학교에 엄청 무서운 음악 선생님이 한 분 계시거든요...정말 억울하고 짜증날 때가 많았어요...댓글 늦게 단 점 죄송합니다...ㅠ지나
양진서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2013-02-19 22:43:01
| 정말요? 저도 이 이야기를 약간 실화를 바탕으로 썼어요... 무지무지 무서우시고 심할정도로 욕을 하시며 아이들을 때리는... 그런 분이시죠. 박은민 기자님 제 진정한 독자이십니다. 감사합니다.*^^*ㅎㅎ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3-02-21 09:55:35
| 다음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요~!! 효은이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양진서 기자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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