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속 악연들과의 만남-1

2013년, 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난 항상 평일 아침 7시에 출근하여 밤 열시에 귀가하고, 주말이 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책을 읽으며 보냈다. 어떻게 보면 비참하고 한심한 삶이지만, 난 차라리 돈을 못벌어서 거지꼴이 되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아무 생각 없이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런 특별함이 없던 나의 일상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왜 변화하였는지 잘 모르겠다. 어째든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던 토요일 오후, 난 어김없이 책만 붙들고 앉아 있었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을 읽다보니 책읽는 것조차 너무 질려 한숨 푹 자자는 생각으로 잠이 들었다. 그런데 잠이 들려고 하는 순간, 어렸을 적에 읽었던 책 한권이 내 눈에 딱 들어왔다.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 호기심에 그 책을 꺼내었다. 책의 이름은 어렸을 적 어머니가 밤마다 읽어 주셨던 책 ‘흥부와 놀부’였다. 난 옛 추억도 떠올려볼겸 그 책을 한번 펼쳐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이상한 기운을 받게 되었고 그렇게 잠이 들어 버렸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이상한 기와집에 떨어져있었다. 난 깜짝 놀라 주위를 살펴보았더니 심술궂게 생긴 어떤 아저씨와 부인인 것 같은 사람, 그리고 하인 몇 사람이 있었다. 난 하인 몇 명에게 인기척을 해봤지만 뒤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좌절하려고 하는 순간 부인과 남편이 주고 받는 소릴 우연히 듣게 되었다. 부인이 말하였다.

"놀부 씨, 지금 도련님댁 상황이 많이 좋지 않다고 해요. 우리가 가서 좀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요?"

‘놀부? 설마, 그럼 내가 책속에 들어온 거야? 에이, 아니겠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도중, 이어서 놀부가 말하였다.

"저도 물론 도와주고 싶지만, 흥부가 지금보다 미래를 생각하는 총명한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저희가 독하게 굴어야만 훌륭한 사람이 돼서 사회활동을 할 때 이 악물고 살아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그러자 부인이 말을 이었다.

"듣고 보니 당신 말이 옮은 것 같아요. 전 당신의 의견에 따르겠어요."

놀부의 한마디에 갑자기 이 일이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내가 여기에 왜 왔는지 보다는 이 일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오히려 그게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놀부 부부의 대화가 끝나고 10분쯤 지나자 흥부가 놀부의 집으로 찾아 왔다. 흥부가 말하였다.

"형님, 저 좀 도와주세요. 요즘 형편이 너무 어려워요. 늘 절 잘 이해해주시던 형님인 만큼 절 도와주실 거라고 꼭 믿어요."

그러자 놀부가 말하였다.

"이런 건방진 것 같으니라고, 예끼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나는 이 상황이 어떻게 정리될지 너무나 궁금해졌다.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내가 책에서 읽었던 ‘흥부 놀부’의 스토리를 다시 한 번 되짚어보기 시작하였다.

내가 알기로는 분명 놀부는 나쁜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들은 바로는 분명 흥부와 놀부 모두 착한 사람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이 사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데, 난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한 시간쯤 지나 눈을 떠보니,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있었다.

신유정 기자 (군산경포초등학교 / 5학년)

정지연 서울중평초등학교 / 5학년 2013-02-07 17:59:38 | 놀부가 착한 사람이었다!?!? 정말 색다른 생각이네요. 다음 화도 기대할게요^^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3-02-21 10:02:42 | 동화와는 전혀 색다른 내용의 이야기여서 정말 재미있네요!! 다음 이야기가 정말 궁금해지네요. 재미있는 동화 잘 읽었습니다.^^ 신유정 기자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