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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호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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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 야구장에 가다

얼마 전부터 장래희망이 과학자에서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로 바뀐 규용이는 요즘 무척 신이 난다. 프로야구 선수인 외삼촌이 글러브와 야구방망이를 사줬기 때문이다. 또래 아이들과의 달리기에서 져본 적 없는 규용이의 목표는 매년 도루를 50개씩 하는 4할 타자. 오늘은 외삼촌이 특별훈련을 시켜줬다.


“깡~!”

야구공이 높이 뜬다. 규용이는 뜬공을 잡기 위해 이리저리 달려보지만 공은 번번이 전후좌우 빈자리로 떨어진다. 슬슬 부아가 치미는 규용이.


“외삼촌! 공 좀 잘 쳐봐요. 계속 이상한 데 떨어지잖아요!”

“허헛! 야구를 보렴. 공이 수비수 있는 데로만 떨어지니? 아무리 먼 곳에 떨어져도 전력 질주해 다이빙하며 잡는 선수들 못 봤어? 야구는 잘 치고 잘 달린다고 해서 주전선수가 되지는 않아. 수비도 잘 해야지. 발 빠른 규용이는 수비만 잘하면 최고의 외야수가 될 수 있을 텐데….”

“그래도 하늘 높이 뜬 공은 어디에 떨어질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많이 연습하면 감이 올 텐데 말이야.”

“아니에요! 감으로만 운동을 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요즘 뉴스나 신문에 나오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방법을 보면 과학적인 분석과 그에 따른 연습방법 등으로 좋은 성과를 많이 내잖아요. 야구에서도 과학적인 운동방법이 있을 거에요.”

“응. 사실 있어. 야구의 종주국인 미국에서는 야구와 관련된 연구가 많거든. 외삼촌도 이를 종종 참고한단다.”


“알려주세요! 알려주세요!”

“먼저 뜬공을 잘 잡는 법에 대해 알아볼까? 일단 공이 배트에 맞은 직후의 움직임이 중요해. 공이 배트에 맞아 떠오르는 순간 1~1.5초 정도 앞이나 뒤로 조금씩 움직이면 낙하지점을 찾는데 도움이 된단다.”


“왜요?”

“가만히 서있는 사람은 공의 속도를 계산하기 힘들어. 공의 크기가 작고 거리가 멀어 위치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지. 하지만 조금씩 앞이나 뒤로 움직이면 바라보는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공의 ‘속도’를 가늠할 수 있어. 예를 들어 조금씩 뒤로 물러나는데도 공이 계속 위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면 그 공은 더 뒤로 날아갈 확률이 높단다. 그때는 더 뒤로 뛰어가야지.”


“아! 그렇구나! 그럼 좌우로 빗나가는 공은요?”

“그것도 공이 배트에 맞은 직후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천천히 움직이면 공을 쫓아가는데 도움이 된단다. 사람이 어떻게 원근감을 느끼는지는 알고 있지?”

“그럼요. 양쪽 눈에 보이는 영상이 달라서 이를 통해 입체감을 느끼잖아요.”

“그래. 그런데 바라보는 물체의 거리가 멀면 어떻게 될까? 상대적으로 눈과 눈 사이의 간격이 좁아서 영상에 큰 차이가 없지.”


“아! 그래서 몸 전체가 좌우로 움직이면 입체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거군요!”

“암. 역시 과학자가 꿈이었던 규용이는 이해가 빠르네. 그럼 공의 움직임에 대한 한가지 힌트를 더 줄게.”

“좋아요. 좋아요.”

“공은 야구 방망이에 맞은 뒤 회전이 생기거든. 이 회전이 공의 움직임을 변하게 만든단다. 아까 외삼촌이 친 공을 받을 때 공이 좌우로 휘는 것을 봤니?”



“네. 공이 회전하면 진행방향으로 회전하는 쪽 압력이 높아져 반대로 휜다는 것은 알아요. ‘베르누이 원리’죠?”

“외삼촌은 원리 이름까지는 모르겠다만…. 어쨌든 야구공도 실밥에 걸리는 공기저항 때문에 회전에 따라 변화가 심하단다. 그래도 좌우로 휘는 공은 예측이 조금 쉬웠지?”

“네. 중간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날아오는 공은 왼쪽으로 휘고 반대쪽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그럼 앞뒤로 휘는 공은 어떨까?”

“엥? 그런 공도 있나요?”

“많아. 뜬공은 대개 야구 방망이 윗부분에 맞은 거겠지? 그렇다면 공의 위쪽은 진행 반대방향으로 회전해. 그럼 공 윗부분과 뒷부분의 압력이 낮아지지. 그래서 가까운 거리의 뜬공, 내야 뜬공이라고 할까, 이런 공은 포물선의 궤적보다 위쪽으로 솟아 오른 뒤 정점 부근에서 회전이 약해지면 중력에 이끌려 땅으로 뚝 떨어진단다.”

“헐.”

“포수 위 뜬공은 더 복잡해. 공이 올라갈 때는 뒷부분의 압력이 낮아 포수를 향해 휘지만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앞부분의 압력이 낮아져 투수 쪽으로 휘며 필기체 L자 형태의 궤적이 된단다. 그래서 포수는 이런 타구를 투수 쪽을 등지고 잡는 경우가 많아.”


“외삼촌!”

“응?”

“야구 너무 어려운 스포츠인데요?”

“그래도 여러 번 공을 받으며 익숙해지면 규용이가 무시하는 ‘감’이 생기지. 규용이의 언어로 풀자면 ‘기억된 정보를 바탕으로 뇌가 빠르게 계산해 근육으로 전달하는 초고속 통로’랄까? …그럼 연습을 계속하자. 일단 외야 뜬공 100개다. 뛰어!”


-글 : 전동혁 과학칼럼니스트

-기사 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TSI) ‘과학향기’

위 기사의 사진 / 동영상은 CCL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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