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준 독자 (경복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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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 일요일에 서초동에 있는 은파 복지원으로 공연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이곳에는 몸이 불편하시거나 마땅히 계실 곳이 없으신 할머니들이 거주 하는 곳입니다. 가족이 계신 분도 있고 안계신 분도 있습니다.
우리는 ‘아리모(아름다운 리더들의 모임)’라는 봉사 단체인데 우리 학교를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선배들로 구성된 공연 봉사단체입니다.
저는 아직 정식 단원은 아니지만 정식으로 가입하기 전에 엄마와 함께 공연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우리는 악기나 노래도 하고 공연이 끝나면 정말 중요한 행사가 있습니다. 그것은 할머니들의 발을 닦아 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습니다 . 하지만 한번도 두분의 발을 닦아드린 적이 없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흙이 묻거나 더러워진 발을 항상 웃으시면서 닦아주셨지만 저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드리면서 지금까지 한번도 발을 닦아드린적이 없었습니다.
막상 우리 할머니도 아닌 할머니의 발을 닦으려니 두렵기 조차 했습니다. 할머니의 발에는 무좀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조심스럽게 발을 닦아 드리자 할머니께서는 미안해 하시면서" 옮지는 않지만 더럽지?" 하시며 발을 오무렸습니다.
그런데 저도 저에게 놀랐습니다. "아니예요. 아프지 않으세요?" 하면서 할머니께 웃음을 보이다니. 우리는 발을 깨끗이 닦아드리고 로션을 정성껏 발라드린 후 양말을 신겨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제 손을 잡으며 "나도 이런 손자가 있는데." 하셨습니다. 지켜보시던 우리엄마는 외할머니와 친할머니를 생각하시면서 약간 우시는 것 같았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마음이 가볍고 왠지 늦은 시간이였지만 할머니가 보고싶어서 가지는 못해도 전화를 드려 할머니께 안부를 물었습니다. 우리의 나눔의 행사는 작은 정성이지만 큰 기쁨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엄마께서는 저를 정식회원으로 등록시키고 앞으로 봉사를 자주 하자고 하셨습니다. 저도 앞으로 열심히 봉사하고 주변에 나이드신 분을 공경하는 것을 습관화 하겠습니다.
이원준 독자 (경복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