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67호 9월 15일

문화속으로 추천 리스트 프린트

이예지 독자 (서울잠동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0 / 조회수 : 174

뉴스 공유하기 C
					로그 미투데이 트위터 Facebook

외교사료관에서 외교관을 꿈꾸다

7월 20일 2시, 서울 서초구에 있는 외교사료관을 방문했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잡은 외교사료관은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인지 조용하고 단정해 보였다. 안내를 하시는 분이 개인 관람은 설명을 들을 수 없으니 2:30에 예약되어 있는 단체 팀과 같이 프로그램을 듣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보셔서 나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커다란 통유리로 바깥 경치가 내다보이는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마치 외교관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2:30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대강당으로 갔다. 그런데 단체 팀이 예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나처럼 개인적으로 온 4명만 프로그램을 듣게 되었다. 처음엔 외교사료관과 외교활동 등을 소개하는 영상물을 보았다. 외교사료관은 말 그대로 외교사료, 즉 외교활동을 통해 발생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 자료를 보관하는 곳이다. 외교사료관에서는 외교문서를 수집하고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외교기록물을 관리하며 30년이 지난 문서는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일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특히 외교적으로 의미가 깊은 사료들은 시대별로 전시하여 외교활동을 홍보하기도 하고 지금처럼 외교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위한 학습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외교활동 대한 설명이 있었다. 첫째, 안보외교는 세계 모든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둘째, 통상외교는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무역ㆍ투자 활동을 촉진하고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외교관이 되어서 하려고 했던 저탄소 녹색성장도 적극 추진중이라고 한다. 셋째, 기여외교와 문화ㆍ공공외교, 공적개발원조와 유엔 평화 유지 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넷째, 영사서비스로 해외 우리 국민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한다고 한다. 그리고 외교관은 우리나라의 외교통상부 외에 수교를 맺은 세계 188개국의 대사관, 총영사관 그리고 대표부에서 외교업무를 수행 중이라고 한다.


영상물을 모두 보고난 뒤 간단한 퀴즈가 진행되어 복습의 효과도 있었다. 그리고 각 국 대사관으로 발령받는 대사와 참사관, 서기관의 임용장 수여식과 부임선서도 실제로 진행해봤다. 나는 외교부장관역을 맡았다. 한 명 한 명 임용장을 수여하고 악수도 하니 진짜 외교부 장관이 된듯한 기분이었다. 한껏 기분도 내고 기념 촬영도 한 뒤 우리는 본격적으로 외교사 전시실을 둘러보았다. 전시실 입구엔 커다란 세계지도와 함께 우리의 외교현장을 설명해주는 영상이 있었고 입구 정면엔 너무나 존경하는 반기문 총장님의 여러 활동 사진과 함께 UN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1991년이 되어서야 북한과 동시에 UN에 가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책으로만 보던, 아니 말로만 듣던 여러 역사적인 문서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나는 흥분을 감출 수 없어 문서 하나 하나를 사진을 찍듯 내 머릿속에 집어넣으려 애썼다. 그 중에서도 나의 눈길을 가장 끈 것은 1876년 조선과 일본 간에 체결된 ‘한ㆍ일 수호조규조인서’, 바로 그 유명한 ‘강화도 조약’이었다. 이 조약을 시작으로 우리의 역사가 일제강점기까지 가게 되었다니 마음이 아팠다. 다시 그 옆에는 1905년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완전히 뺏은 ‘을사늑약’을 맺은 조인서도 있었고 ‘이상설, 이준, 이위종의 사진’과 함께 고종황제가 이들을 네덜란드 헤이그에 특사로 파견한다는 내용의 서류도 있었다. 조금 더 현대로 오면 남한 대표의 서명이 없는 (그 당시 남한은 휴전을 반대했기 때문에 서명하지 않았데요) ‘휴전협정서’도 있고 붉은 글씨로 ‘Top Secret’이라 써져있는 1급 비밀문서인 ‘김ㆍ오히라 메모‘도 볼 수 있다. 이 메모는 1962년 한국과 일본이 식민지 시대의 피해보상 문제와 외교관계 정상화를 경제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한 문서라고 한다. 전부 한자로 쓰여있어 그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Top Secret‘이라는 글자 하나만으로도 뭔가 엄청난 기밀문서를 보는듯한 긴장감을 느꼈다.


그 외에도 ’6ㆍ15 남북 공동선언서‘, ’UN 가입 서류‘, ’OECD 가입 서류‘ 등과 여러 종류의 외교관여권, 외교차량번호판, 기밀문서를 수송할 때 쓰는 외교행낭 등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외교관이 국가의 대표로 다른 나라를 방문했을 때 받은 각 국의 화려한 선물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나도 외교관이 되면 내가 받은 선물들이 이 방에 전시되겠구나 싶어 전시물들을 더욱 자세히 보게되었다.


그냥 ’많은 외교서류들이 전시되어 있겠구나‘ 하고 무심코 들른 외교사료관에서 나는 어떤 큰 기대를 가지고 갔던 다른 전시관보다 더 많은 감동과 재미를 느끼고 돌아왔고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그 때 봤던 역사적 자료들이 떠올라 꼭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외교사료관, 그 곳은 나에게 비밀의 방이었고 나는 그 곳에서 우리나라의 많은 아픔과 비밀을 공유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왠지 모르게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꼈다.

이예지 독자 (서울잠동초등학교 / 6학년)

추천 리스트 프린트

 
 

 

렌즈속세상

놀이터


Template_ Compiler Error #10: cannot write compiled file "/web/webapp/data/ipress/iprdata7/e3/school.president.go.kr_paper/template/kr/_compile/group/80/1/bottom.htm.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