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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 9월 15일

테마-추석 준비하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이연경 독자 (서울반원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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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담양의 추석 상 차리기

할아버지, 할머니는 담양에 사시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서울에 사십니다. 추석에는 주로 담양 할아버지 댁에 가지만 연휴가 너무 짧거나 사정이 있을 때면 서울 외가에서 추석을 보냈습니다. 서울과 담양의 추석상을 되새기며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외할머니가 지금은 편찮으시지만, 건강하실 때는 봄이면 쑥을 많이 뜯어다 햇빛에 말려두고 추석 때 그 쑥을 반죽에 넣어 송편을 만드셨습니다. 쑥은 향도 좋고 건강에도 좋기로 널리 알려진 음식입니다. 추석이 가까워지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솔잎을 뜯어다가 씻어서 말리시는데 송편을 찔 때 솔잎을 얹어 찌면 송편에서 솔 냄새가 솔솔 나서 향기가 그만이랍니다. 시장에서 햇동부나 콩, 팥을 사다 송편 속에 넣을 소를 만드는데 콩 껍질 까는 것은 저희와 할아버지의 몫이었습니다. 햇콩을 까면 손에서 풀 냄새가 나 기분이 좋습니다. 밤, 깨도 송편 속에 넣는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송편은 깨송편입니다. 생각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이고 추석이 다 온 것 같습니다. 병원에 누워 계신 외할머니의 송편을 다시 먹을 날이 기다려집니다.


담양의 송편을 보고 놀란 것은 색이 엄청 진한 녹색이고 크기도 큰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시골에 가면 이미 송편 반죽이 끝난 상태인데 색이 엄청 진한 것을 보고, "할머니, 쑥을 얼마나 많이 넣어서 저렇게 색깔이 진해요?" 여쭤 보았습니다. "응, 쑥이 아니라 모시닢이여. 모시닢을 넣어서 반죽을 했지."


저는 할머니가 사투리를 쓰셔서 모시가 뭘까 생각했지만 그것은 정말 모시옷을 해 입는 식물인 모시의 잎이었습니다. 모시의 잎을 넣으면 송편이 훨씬 쫀득쫀득하고 색깔도 진해집니다. 옷 만들 때만 쓰이는 줄 알았던 모시잎을 먹다니,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혈액 순환을 도와 소화를 잘 되게 해 주고 각종 영양소가 듬뿍 들어있다고 합니다.

제가 만들기에는 서울의 작고 예쁜 송편보다 담양의 큰 송편이 좀 더 쉽습니다. 반죽을 떼어 조물조물 뭉치고 소를 넣어 송편을 만드는 일은 추석의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밭에서 따 온 콩도 까고 검은 깨도 절구에 빻고 시골의 추석은 마당의 강아지나 우리나 모두 즐거운 명절입니다.


담양 할아버지네 가면 하는 일이 또 있습니다. 국 끓일 토란을 까는 일입니다. 큰 마늘처럼 생긴 껍질을 까면 안에는 맛도 생김새도 감자 같은 알이 나오는데 이것으로 국을 끓여 먹으면 그것이 바로 엄청 맛있는 토란국입니다. 아빠와 결혼하고 처음으로 토란국을 먹어봤다는 엄마도 들깨 가루 뿌린 토란국을 좋아하십니다. 토란을 까고 나면 손끝과 손톱 사이는 온통 새까맣게 변합니다.


서울 외가에서는 추석에 탕국을 끓여먹습니다. 고기와 무, 다시마, 두부 등을 썰어 넣고 끓인 국은 외할머니의 최고 트레이드 마크였습니다. 누구라도 두 그릇 이상 먹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맛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대부분 농사를 짓던 옛날부터, 가을에 들판의 곡식을 수확하고 햇곡식으로 하늘에 감사하는 마음을 올렸다는 추석. 비록 제가 농부는 아니지만 새로 거둔 곡식으로 맛있는 음식을 정성껏 차리는 추석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올 해 추석에도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보름달에 비는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이연경 독자 (서울반원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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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교
서울창도초등학교 / 5학년
2011-09-21 15:42:29
| 모시닢이 뭐죠?? 그걸 넣어서 반죽하면 얼마나 초록색이 강하길레... 저도 담양의 송편을 보고 싶어요.^^
강민서
서울금화초등학교 / 5학년
2011-09-22 12:58:48
| 담양 송편 사진을 올려 주시죠? 보고 싶습니다.
저도 다음 추석에는 친할머니/할아버지 집 수원에서 꼭 송편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김세경
서울백석중학교 / 1학년
2011-10-01 10:02:31
| 이연경기자님 서울과 담양을 오고가며 즐거운 추석을 보내시네요~ 모처럼 어른들과 함께 하는 훈훈한 추석을 잘 표현 해 주셨습니다. 좋은 기사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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