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라연 나누리기자 (여수한려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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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9일 수요일, 대망의 나로호 발사일! 역사적인 순간을 TV가 아닌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에 다른날보다 일찍 일어나 채비를 하였다. 작년 1차 발사의 실패를 이미 겪어 보았고 그로 인해 많은 아쉬움을 맛보았기에 이번 2차 발사는 모든 국민의 간절한 성공기원의 응원이 끝없이 쏟아졌고 관심 또한 대단하였다. 오전 10시 50분이 집결시간이었지만 부모님과 20분전에 여수항에 도착하였다. 나로호 발사 현장을 생생히 느끼려는 사람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줄지어 들어오고 각 언론매체의 기자들과 차량이 있는걸 보니 나로호의 존재가 더욱 실감났다. 여수항에서 집결하기로 한 기자들이 모두 도착하고, 곧이어 광주집결기자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였다. 푸른누리 모자를 쓴 기자들과 모여 있으니 비록 모두가 이날 처음 대면한 기자들이었지만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솟았다.
해경경비함에 승선한 푸른누리 기자들은 먼저 우리나라 로켓발사의 역사와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시청하였다. 기자답게 모두들 진지하게 시청하는 모습이었다. 점심으로 준비된 도시락을 기자들과 모여 맛있게 먹은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누군가 나로호 발사가 중지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우리들은 TV앞에 모여 뉴스를 지켜보았다.
잠시후 2시 20분쯤 ‘나로호 발사 중지’를 알리는 문구가 선명하게 뉴스자막으로 띄워졌다. 역사적인 나로호 발사를 불과 3시간여를 남기고 벌어진 상황이었다. 순식간에 배 안은 여기저기 아쉬움과 실망의 탄식이 들려오고, 믿지 못하겠다는 듯 한동안 뉴스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2차 발사도 실패라니 정말 믿고싶지 않았다. 이번 2차 발사가 중단된 원인은 ‘소방 설비의 오작동’이라고 공식발표되었다.
오후 1시 52분에 소화 설비에서 하얀 소화 용액이 마치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발사 시퀀스가 진행되고 있던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한다. 소화 설비는 나로호가 발사될 때 나오는 뜨거운 열기를 식히기 위해서 소화 용액들이 분출이 되야 하는 것인데, 전기 오작동으로 인하여 3개의 노즐 가운데 2개에서 나로호가 발사되기도 전에 소화 용액이 미리 분출이 되버린 것이다. 지난 6월 7일 발사대에 수직으로 세워지는 기립작업 당시에도 전기 신호가 불안정한 현상이 발견되어 발사작업을 5시간 정도를 중단하는 등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었었다. 결국 지난해 1차 실패 이후 1년여를 기다려 온 나로호의 2차 발사는 또 다시 중단.연기되었다.
나로호(KSLV-I)는 총중량이 140톤이고 길이가 약33m인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로, 부품만 해도 10만여 개가 들어가는 그야말로 기술집약체이다. 100kg급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나로호는 1단 액체엔진과 2단 고체 킥모터로 구성되는 2단형 발사체이다. 1단은 러시아와 공동개발하였으나 2단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것이다. 발사가 성공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결점 하나라도 있으면 안 될만큼 100%
완벽 해야 가능한 것이다. 이미 발사를 성공한 미국과 일본도 첫 발사부터 성공하지는 못했으며, 우주발사체의
최초발사 성공률은 세계적으로 27%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러한 통계가 보여주듯이 우주발사체를 확보하고 우주 강국으로 가는 길이 결코 쉽지않은, 매우 험난한 길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있는 선상에서 바라 본 나로호는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처럼 위풍당당하게 서있는데 발사되는 그 멋진 장면을 볼 수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나로호 발사중단으로 취재는 할 수 없었지만 함께 온 기자들과 인사도 나누고 함께 경비함 이곳 저곳을 누비며 구경도 하면서 친해질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선상에서 저녁으로 준비된 뷔페를 정말 맛있게 먹으며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 무엇보다 매번 글로만 만나던 편집진님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함께 사진 한장 찍지 못한게 너무 아쉽다.
<재정비후 2차 발사재개>
발사중지의 원인이 되었던 소화 설비를 완벽히 재정비하고 6월 10일 다시 발사대에선 우리의 나로호(KSLV-I).. 오후 4시 46분 드디어 자동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발사시간인 오후 5시 01분이 되기를 어느때보다 더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5시 01분 : 나로호 발사
-발사후 55초 : 음속 돌파
-발사 137초 후 : 나로호와 통신두절
-고도 70km 지점에서 나로호 폭발, 발사실패
우리의 염원이 너무 부족했는지, 기대가 너무 커서 부담까지 안고 날려니 힘들었는지, 힘차게 날아오른 나로호는 연소구간에서 비행 중 그렇게 폭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너무나 놀랐고 어제보다 몇 배는 더 안타깝고 속상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0일 오후 6시 35분 브리핑을 통해 나로호 2차 발사 실패를 전하며 "겸허히 받아들이고 보안해 나갈 것이며 더욱더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민들이 보내준 지지와 성원에 감사한다는 말도 잊지않고 전했다. "3차 발사도 준비할 것이며 우주강국의 꿈을 위한 우주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나로호 성공에 대한 노력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오늘의 실패를 거울삼아 다음에 있을 3차 발사 때에는 온 국민의, 나아가 전 세계의 기대와 염원을 실은 우리의 나로호가 멋지게 우주를 향해 날아 오를 것이라 믿는다.
자~~ 연습은 그만하면 충분하지? 나로호야, 다음에는 꼭 멋진 우주비행을 부탁해!나로호 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
김라연 나누리기자 (여수한려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