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인 푸른누리 편집진
추천 : 734 / 조회수 : 12300
2월은 한해 중 가장 짧은 달이며, 졸업식이 있는 달이기도 하지요. 날짜는 가장 짧지만 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달이기도 합니다. 6학년 학생들은 아쉬움과 동시에 중학교라는 새로운 울타리에 대한 설렘, 다른 학년들은 정든 교실과의 이별과 함께 새 학년이 된다는 기대가 동반되는 때입니다. 졸업을 맞이한 우리 푸른누리 기자들의 초등학교 6년 생활은 어떠하였나요? 하루하루 귀하게 여기며 열심히 산 친구들도 있겠지만 ‘친구들과 더 친하게 지낼 걸’,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걸’ 등등 여러 가지 후회와 아쉬움으로 학교를 떠나고 싶지 않은 친구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동생들에게 고참의 자리를 내어 주고 삐약삐약 중학교의 귀여운 막둥이로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 때입니다. 졸업은 ‘끝’임과 동시에 새로운 곳을 향한 ‘시작’이기 때문이지요. 6년의 시간을 단지 과거로만 끝내버린다면 먼 훗날에도 제자리 걸음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끝을 발판으로 삼아 미래로 나아간다면 더욱 큰 변화를 맞이할 것입니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푸른누리에서도 2기 기자들의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작년 3월, 푸른누리 기자가 되어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던 여러분이 이제 임기의 막바지에 서 있습니다. ‘기자’라는 호칭에 어색해하며 수줍게 웃던 여러분의 임기 초기의 모습이 편집진의 눈에는 아직도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하지만 매호 발행이 될 때마다 쑥쑥 발전하는 여러분을 보며 편집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날카로운 시각으로 예리하게 작성된 여러분의 기사들은 정말 어른 기자들 못지 않은 멋진 실력이었습니다. 학교 공부와 병행하면서 기사를 쓰기 위해 푸른누리 기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고 있기에 그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1년 전에 자신이 쓴 기사와 지금의 기사를 비교해본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크게 성장한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뛰어넘어 해외에서까지 푸른누리의 이름으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느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흘린 여러분의 땀 한 방울, 한 방울이 푸른누리를 더욱 푸르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의 발전은 곧 푸른누리의 발전이며 푸른누리의 발전은 곧 여러분의 발전입니다. 기사 소재를 찾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둠으로써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고, 매번 탐방 때마다 만났던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른 곳에서는 배울 수 없는 사회성과 다양한 친구들을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취재하는 과정을 통해 호기심과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는 폭넓은 사고력을 길렀을 것입니다. 1년 동안의 푸른누리 활동은 훗날 여러분을 좀 더 넓고 큰 사람으로 만드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2기 기자들의 졸업에 대한 아쉬움도 있습니다. 많은 기자들이 열정적으로 활동을 한 만큼, 탐방에 선발되기 위한 경쟁률 또한 매우 치열하였는데요. 게시판을 통해 선정되지 못한 섭섭함을 이야기하는 기자들의 글을 보며 모두 함께 할 수 없는 편집진의 마음 또한 가슴 아팠습니다. 그리고 4054명의 기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외우지 못한 것 역시 아쉬운 마음으로 남아 있습니다. 기자들 한 명, 한 명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지만 1기에 비해 인원수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에 2기 기자들에게는 그것이 잘 느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편집진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믿고 따라주는 여러분들 덕분에 편집진은 힘든 일이 있어도 행복한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푸른누리 기자들이 바로 편집진의 엔도르핀이 되어준 것이지요.
2기 기자들에게 지난 1년 동안의 푸른누리 활동은 어떠하였나요? 탐방에 가서 찍은 동영상을 보며 깔깔 웃었던 일, 마감시간을 지키기 위해 밤새서 기사를 썼던 일, 메인에 기사가 채택되어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자랑했던 일 등. 먼 훗날에도 푸른누리 기자로 활동했던 지금 이 순간을 떠올리면 저절로 웃음이 날 수 있도록 푸른누리가 여러분의 엔도르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솔개인가요?
새들 중에 가장 오래 산다는 솔개는 수명이 약 70년인데 40살이 되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고 합니다. 늙은 몸으로 점점 힘이 빠져 죽는 날만을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향해 다시 태어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시 태어나기 위해 솔개는 스스로 바위에 머리를 박아 부리를 깨고 굽은 발톱과 낡은 깃털도 모두 뽑아버린다고 합니다. 새로운 부리와 발톱, 날개를 얻고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지요.
우리 푸른누리 기자들은 어떤 솔개인가요? 무력하게 아무런 변화 없이 시간에 몸을 맡긴 채 죽는 날만 기다리는 솔개인가요, 아니면 더욱 넓은 세상을 향해 시간을 이끌어가는 강한 솔개인가요? 2기 활동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가 있었다면 그것을 발판 삼아 2기 기자들은 3기 기자로서, 6학년 기자들은 중학생 나누리 기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이미 지나온 시간의 아쉬움에 사로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죽음을 택한 솔개와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과거의 묵은 기억들을 졸업하고 이제 더 넓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푸른누리 기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 푸른 창공을 향해서 말이지요! 푸른누리 여러분의 졸업을 다시 한번 축하하며 더욱 푸른 비상을 위해 다같이 외쳐봅시다. 푸른누리 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
푸른누리 기자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신 학부모님들께
푸른누리의 발전에 있어서 학부모님들의 노고 역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탐방이 있을 때마다 어린 기자들이 안전하게 탐방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어 동행해주신 학부모님들 덕분에 편집진은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기자들이 더 넓은 세상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항상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신 학부모님들이 안 계셨다면 푸른누리는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푸른누리 기자들이 더 큰 날개를 달고 더 높은 하늘을 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학부모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 기자들이 어디에 가서든 푸른누리 기자로서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더욱 멋지게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미래를 잘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진심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손정인 푸른누리 편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