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영 독자 (FINHAM PARK SCHOOL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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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특이하게 아직까지 영화에서만 보는 왕과 여왕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자리에 있어도, 실질적인 권력은 별로 없습니다. 도대체 영국은 왜 아직까지 여왕 그리고 왕실이라는 것을 없애지 않았을까요?
지난 29일은 영국인들에게는 뜻 깊은 날입니다. 영국에는 1년에 8번 공휴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하루가 더 많았는데, 4월 29일이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왕자 윌리엄(Prince William)이 평민 케이트 미들턴(Kate Middleton)과 결혼하는 날을 축하하기 위해서 공휴일로 정했습니다. 둘은 스코트랜드에 있는 세인트 앤드류스(St. Andrews)대학교에서 만났고 미들턴을 사랑하게 된 윌리엄 왕자는 지난해 8월 케냐(Kenya)에서 청혼을 했습니다.
요즘 영국 뉴스에 왕자 윌리엄과 미들턴에 관련된 내용이 자주 나옵니다. 그리고, 간혹CNN이나 BBC 웹 사이트에 가 보면 미들턴이 검색 순위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왜 이 두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지 아직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결혼식이 가까워지면서 이들이 영국 국민들의 정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조금씩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세인트 앤드류즈 대학생들로 구성된 vocal group이 결혼식과 관련된 노래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는데 아주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왜 이런 노래를 만들었냐는 물음에 이들은 자기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만났다는 것이 좋아서였다고 합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영국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저에게는 조금은 놀라운 소식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결혼식 날에 교회에 모여서 가든 파티를 하며 함께 결혼식을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스트리트 파티를 즐겼습니다. 결혼식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동전, 잔 등의 물품은 잘 팔려나가는 인기 품목 중 하나였습니다.
영국과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가 되는 프랑스에서는 없애 버린 왕실을 영국 사람들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은 뭔가 그들만이 느끼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결혼식은 이 가치가 무엇인지를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여러분도 이런 관점에서 결혼식 및 영국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본다면 다른 나라인 영국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하영 독자 (FINHAM PARK SCHOOL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