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나누리기자 (부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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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우리는 커다란 성문 앞에 서 있었다.
"우리는 이 담을 넘어야 되."
"응. 성문을 두드리면 뭔가 식상하니까 담을 넘어야 겠...뭐?? 너 정말 미쳤어?? 말짱히 있는 성문 냅두고 뭐하러 담을 넘어??"
"지금 우리가 만나러 가는 애는 내 친구 녀석인데 이 녀석이 조금 별나서 성문을 두드리면 절대로 그 손님을 만나지 않아. 이 성문을 넘어야만 그 애를 만날 수 있어."
"그건 조금 별난게 아니라 엄청나게 별난거라고 표현하는 거야. 그런데 담을 넘는 다는 건 다른 사람들도 넘을 수 있다는 뜻이잖아. 그럼 도둑 들지 않나?"
"도둑이 들 수가 없어. 지금 우리가 만나러 가는 애가 6서클정도 되는 마법사인데 조금만 힘쓰면 다들 잡히거든."
"마법사? 우와~ 멋지다. 너도 마법사야?"
"나는 소드마스터야. 하지만 나도 4서클 정도 되는 마법은 할 줄 알아."
"야..그런데 이거 어떻게 넘어? 나 키 딸리는데?"
"기어 올라가면 되지."
"야. 나 지금 드레스 입었거든? 이 상태에서 어떻게 기어 올라가."
"그렇군.. 어쩔 수 없지. 넌 그냥 여기 남아있어."
"야!! 나 혼자 어떻게 여기 남아있어!! 누가 잡아가면 어떻게 하려고!! 내가 친히 너의 등을 밟고 뛰어 넘을 테니 엎드려."
"뭐? 어처구니 없네. 널 누가 잡아가냐? 그 괴팍한 성격에 놀라서 도망가겠다. 그리고 내가 왜 너한테 등을 대 줘야 되는데. 니가 알아서 기어 올라가."
"쳇!!니 완전 쪼잔해!!"
나는 어쩔 수 없이 담을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내가 올라가는 폼은 도마뱀이 기어 올라가는 것 같은데 이 녀석은 뭔가 다르다. 그냥 나무를 기어 올라가는 느낌?? 이 녀석의 대단한 자세에 놀라 감탄하고 있는 사이 내 다리에 힘이 빠져서 미끄러졌다.
"꺄악!!!"
나는 떨어질까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대로 떨어지면 뼈 하나쯤은 부러질텐데..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아픈 느낌이 하나도 없고 오히려 폭신한 느낌이 들자 나는 슬며시 눈을 떠보았다.
"야..이제 좀 내려오지??"
카일의 목소리가 내 밑에서 들려온다. ‘이게 대체 뭔가?’하는 생각으로 밑을 보니 내가 이 녀석의 등을 깔고 앉아있었다. 나는 놀래서 후다닥 내려왔다.
"니,니가 왜 내 밑에 깔려있어?"
"아 진짜. 니가 아까 떨어지면서 나 붙잡고 떨어졌잖아! 혼자만 떨어지면 될 것이지 왜 남한테 피해를 주냐고. 아이고 허리야. 너 왜 이렇게 무겁냐 여자애가?"
"야! 나 이래뵈도 체지방이 부족한 사람이야! 몸무게가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적게 나간다구!"
"그 체중계 문제있는 거 아니야? 너 진짜 무거웠어."
그러더니 갑자기 엎드린다.
"뭐하냐?"
"내 등 밟고 올라가라고. 아까처럼 또 깔리는 건 싫다."
정말 아프긴 했나보다. 나는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의 등을 살짝 밟고 올라서서 담을 훌쩍 넘었다. 그렇게 높기만 해 보였던 담이 왜이렇게 짧아진 느낌이 드는지..
이 녀석도 이내 담을 넘더니 나를 데리고 성으로 들어갔다. 어떤 방문앞에 서더니 갑자기 중얼거린다.
"매튜..이자식..가만 안두겠어.."
‘끼익-’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어떤 남자애가 바닥에서 뒹굴거리며 웃고있었다.
"하하하하!! 킥킥!! 천하의 카일이!!킥킥!!"
"저기..카일?? 쟤 혹시 정신 이상한 애야?"
"...평소엔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더 심하네."
"원래 잘 알던 사이였어?"
"응. 얘도 얼마전까지는 이프라이에서 살고있었는데 신계로 다시 온거야. 신계로 가면서 집 주소를 불러주더니 꼭 찾아오라고 하더군. 이 시끄러운 녀석과는 다시 만나게 될 줄 몰랐는데 누구 잘못 때문에 또 만나게 됬다지."
"아 진짜. 그때 분수대 만진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정말..아마도?"
"지금부터 저 녀석이 너한테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거나 난리를 부려도 못 본척, 못 들은 척 해야 되. ok??"
"응?"
카일은 내가 말리기도 전에 그 남자애한테 다가가서 니킥을 했다.
‘퍽-퍼억--퍼퍽--’
듣기조차 괴로운 구타 소리가 내 귀를 자극했다.
"매튜"
저 남자애의 이름이 ‘매튜’인가보다.
"니가 뭘 잘못했는지 이제 알겠지?"
매튜라는 남자애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응. 너의 정다운 주먹이 나의 죄를 알게 해 줬어."
"그럼 니가 뭘 잘못했는지 알아볼까?"
"내가 잘못한건..음..그러니까 내 맘대로 담 높이를 조절해서 너 짜증나게 한거!!"
"왜 그렇게 했지?"
"당연히 너 골탕먹이려고 그랬지."
..순간 나는 카일의 이마에 힘줄이 튀어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왜 나를 골탕먹이려고 그랬는데?"
"지난 3년동안 연락 한번 안하더니 갑자기 찾아와서는 돌아가려는 방법을 찾고 있잖아! 그래서 나 찾아온 거고. 맞지? 내가 알려주나 봐라. 절대로 안 알려 줄테닷!!"
아마 저 애는 더 맞고 싶어서 환장한 것이 틀림없다. 카일 이마에 예술적으로 새겨진 힘줄을 본다면 절대로 그렇게 말할 수 없을 텐데 말이지.
..잠시만. 저 애는 어떻게 우리가 이프라이로 돌아갈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지 알고 있는거지?
"헤에 거기 여자애? 너 지금 내가 어떻게 너희 생각을 알고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지?"
허억!! 대박이다. 쟤는 사람 생각을 읽을 수 있는건가?
"힛! 너 지금 내가 생각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그건 내가 예지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래. 난 지금 니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도 다 알 수 있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도 다 알 수 있어. 나 대단하지!! 내 이름은 인 데리아 매튜야. 아까 카일이 6서클 마법사라고 말해줬지? "
"으응.."
"그런데 넌 지금 이프라이에서 온 상태라 이곳에 적응하기 힘들것 같아. 맞지??"
"글쎄..."
"아니야. 분명히 그럴꺼야. 음음. 그렇고 말고. 잠시만 날 따라와봐. 이곳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마법을 너한테 씌워줄게."
매튜는 나는 어떤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 곳에는 내가 어릴 적 읽던 그림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마법진’이라 불리우는 것이 있었다. 매튜는 나를 마법진 한 가운데에 세우더니 여러가지 질문을 했다.
"이름은?"
"슌 아레니아 엘리아."
"이름 이쁘네. 나이는?"
"17"
"동갑이었어? 몰랐는데.. 그리고.. 음.. 아 맞다! 가족 관계는?"
"...아버지, 어머니, 나. 아버지는 나 2살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도 돌아가신지 몇 시간 안됬어. 그러니까 우리 가족중에서는 나만 살아있어. 아, 맞다. 할머니는 살아계시는데 지금은 행방불명되셔서 어디에 계시는지 몰라."
"그렇구나...지금 니가 대답하는 건 모두 진실이어야 되. 알지?"
"..응"
"지금 니가 말한 것 중에 거짓이 담겨 있다면 너는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 힘들거야. 이프라이와는 매우 다른 환경이거든. 몬스터도 살고 가끔은 흑마법사들이 나타나서 난동을 부리기도 해. 그래서 지금 내가 이 마법을 너한테 씌워주려는 거고. 이 마법만 있으면 이곳에서 살아가는 데 별 문제 없을 거야. 아무튼 그점 유의해 두고 지금 시작할게."
"..."
매튜는 이상한 주문을 중얼중얼 거렸다. 갑자기 마법진에서 신비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그 빛은 얼마 못가 사라졌다.
"엘리아"
"응?"
"니가 진실을 말해야만 이 주문을 너한테 씌울 수 있어. 빨리 말해봐."
"..."
"어서"
솔직히 이 세계에 몬스터들이 살고 있다는 것과 흑마법사들이 존재한다는데에 겁을 먹었던 나로서는 잠시라도 이 세계에 머무는 동안 안전하게 살아가고 싶었기에 진실을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은.."
-과연 엘리아 그녀가 숨기고 있는 거짓은 대체 무엇일까?
다음편에서 계속...-
김수진 나누리기자 (부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