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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 9월 15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김수진 나누리기자 (부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81 / 조회수 :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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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운명_7

‘끼익--’

통나무집의 대문은 다시한번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닫혔다.

"언니, 잠깐 여기 앉아있어. 맛있는 차라도 한잔 내 올게."

"으응.."

나는 슈레이가 가리킨 조그만 통나무 탁자를 발견했고 의자에 앉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굉장히 아늑한 느낌의 가구들만 진열되어 있었다. 부엌은 뭔가 깔끔했으나 모든 것이 다 갈색이었다.. 지금 내가 앉아있는 곳은 거실로 추정되는데 거실에는 ‘타닥-타닥--’소리를 내며 불타고 있는 벽난로가 있었다. 벽난로 위에는 여러 가지 유리볼과 조그만 사기 인형이 진열되어 있었다. 슈레이는 어렸을 적부터 깨지는 물건을 잘 가지고 놀았다. 그래도 사기 인형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사기 인형의 피부는 완전 하얀색인데 머리색은 항상 검은색이다. 거기에다 눈동자는 빨간색.. 믿기지 않지만 슈레이는 이렇게 소름끼치는 사기 인형만을 고집한다. 슈레이의 취향은 아기자기하고 아담한 것들인데 유독 사기 인형만 무섭게 생긴 것을 좋아한다. 사기 인형은 눈동자 색깔만 빼고는 슈레이와 똑같이 생겼다. 나와는 달리 검은색 생머리에 하얀 피부, 갈색 눈동자..

‘슈레이도 옛날엔..’

"달그락--"

"언니, 무슨생각을 그렇게 해?"

슈레이가 찻잔을 탁자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어? 아,아니 별거 아냐."

차를 한번 마셔보니 향긋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혀에 착 감겼다. 처음보는 맛인데 굉장히 중독성 있었다.

"이거 무슨차야?"

"이거? 딱히 차 이름은 없는데.. 내가 만들었거든. 굳이 명칭을 붙여주자면 ‘아리부아 차’??"

"아리부아 차? 니가 직접 만들었다길래 난 또 ‘슈레이의 향긋 달달 차’ 뭐.. 그 정도 쯤 되는 줄 알았는데."

"아리부아는 내가 이 차를 만들 때 사용했던 풀 이름이야. 우리 집 주변에서만 가끔 볼 수 있는 희귀 풀이지."

"아 정말? 그렇게 귀한 차를 내가 마셔도 되는거야?"

"8년 만에 보는 언닌데 뭘. 그리고 나는 내가 지은 특별 온실에서 이 아리부아를 따로 기르고 있어서 괜찮아."

"특별 온실?? 네가 직접 지은 곳 이라고? 나 구경시켜주면 안될까?"

"...지금은 좀 곤란해 언니. 그 곳엔 언니가 싫어하는 벌레들이 날아다니고 있어. 얘네들 수정시켜야 되서 이프라이에서는 ‘벌’이라고 칭하는 벌레들과 비슷한 종류의 벌레들을 풀어놨거든."

"으힉? 나 방금 큰일날뻔 했네. 그치?"

"그러게. 헤헤."

오랜만에 만난 우리 자매는 8년이란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허물없이 신나게 대화를 했고 어머니의 소식을 들은 슈레이는 엄마가 원망스럽지도 않는지 눈물까지 훔쳤다.
"슈레이. 넌 어머니가 밉지도 않아? 8년전에 너를 여기에 보내버렸는데도?"

"내가 왜 어머니를 미워해.. 처음에는 미워하기는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나를 이곳에 두고 갔다는 걸 안 이상 원망할 수도 없지. 이프라이에는 불화의 여신이 아닌 행운의 여신을 좋아했으니까.. 솔직히 누가 다투는 걸 원하겠어?"

"너도...알고 있었구나.."

"신계에 나를 두고 가면서 어머니가 말씀해 주셨거든..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자신을 용서해 달라면서.. 정말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우리 자매가 같이 있으면 세상이 망하는데 어머니로서는 이게 최선의 방법이었을 거야.. 나도 이해해."

"차라리..나를 이곳에 두고 가시지. 왜 이렇게 착한 너를.."

"아이고 무슨 소리야 언니?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기운을 받은 아이라구. 내가 있는 곳은 다툼이 일어날 게 뻔한데 내가 이프라이에 있으면 안되지. 우리 성 사람들끼리 맨날 치고박고 싸울 일 있어? 솔직히 내 시중을 들어주던 하녀 언니들도 맨날 서로 싸웠잖아. 반면에 언니 시중을 들어주던 하녀 언니들은 서로 도와주면서 잘 지내구.. 이것만 봐도 내가 그 세계에 살아있으면 안 될 거라는 걸 알 수 있잖아. 내가 산 속에 사는 이유도 다른 사람들끼리 싸우는 거 보기 싫어서 그래. 내가 다니는 길마다 서로 주먹질하면서 욕하고 싸우는데 난 그런거 원하지 않거든."

대체 왜..이렇게 착하고 여린 아이에게 불화의 여신 기운이 내려진 걸까..왜..차라리 내가 그랬다면 좋았을 것을...얘가 대체 뭘 잘못했다고..어째서 하늘은 우리에게 이런 시련을 안겨주는 걸까?

수다를 떨다가 시간이 많이 지나가 버린 터라 이미 하늘에서 더이상 해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제 그만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일어서려고 할 때였다.

"언니.."

"응?"

"오늘만..오늘만 여기서 자고 가면 안될까? 어차피 우린 그렇고 그런 운명이어서 만나면 안될 텐데...하루는.. 단 하루는 같이 있을 수 있는 거잖아."

슈레이의 간절한 눈빛을 보니 마음이 흔들렸다. 카일이 슈레이를 만나게 되면 말하라고 했는데.. 말하기는 커녕 이 집에서 자고 가자니 마음이 언짢았고 그냥 가 버리자니 산 속에 틀어박혀 지내는 슈레이가 불쌍했다. 내 동생이기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그냥 자고 내일 일찍 일어나서 가면 되지 뭐. 별일 있겠어?’

"그래!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지 뭐. 이미 하늘도 어둑어둑하고 지금 들어가면 잔소리만 들을 게 뻔해. 카일이 얼마나 잔소리가 많은 앤데..."

"카일? 그게 누구야?"

"아~ 카일이라고 이프라이에서 신계로 넘어올 때 같이 있었던 남자애야. 다엔 폰셔 카일. 들어본 적 있지?"

"어릴 때라..기억 안 나는데.."

"그렇구나. 하긴, 이 곳에서 벌써 8년 넘게 지내고 있는데 기억나지 않겠지. 카일은 레조이나 황국의 황태자야. 선황제께서 나를 지키라는 유언을 남기시는 바람에 나랑 같이 신계에 오게 되었어."

"혹시..그 카일이란 사람이 유일하게 신계를 빠져나간 사람이야?"

"어떻게 알았어?‘

"어머, 언니. 그렇게 중대한 소식은 날개를 달고 멀리멀리 퍼져나가기 마련이야. 그 당시에 그 사건이 얼마나 대단한 충격이었는데. 이 곳을 빠져나가려면 여러가지 도구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엄청난 신의 기운을 받은 사람이어야 하거든. 그 만큼 카일은 대단한 사람이란 얘기야."

"우아~ 진짜?"

"게다가 그 어린나이에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 거야. 상급 마법사들도 그 힘을 쓰기는 어려워. 아무튼 여러모로 그 카일이란 사람을 대단해."

’여기를 빠져나가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이러면 안되는데.. 힘들어질텐데.‘

"슈레이, 나 졸리다. 어디에서 자면 되?"

"벌써 졸려? 에이 좀더 놀다가 자려고 했는데. 내방에서 자. 침대가 크니까 두명이 자도 문제없어. "

"미안해. 먼저 잘게~"

"응."

나는 슈레이의 방으로 들어가 불을 끄고 잤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졌다.

"끼익--"

"언니..자?"

"..."

"흑...미안해..언니.."

-슈레이! 대체 지금 무슨 일을 벌이는 거야?

다음편에 계속...-

김수진 나누리기자 (부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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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경
염창중학교 / 1학년
2011-08-20 11:42:43
| 정말재미있어요! 다음편이 기대돼네요!
전인혜
대구대청초등학교 / 5학년
2011-08-23 22:01:05
| 다음편이 기대되요.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네요.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1-09-14 09:30:24
| 저도 다음편이 기대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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