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윤 나누리기자 (서울금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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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생은 곰을 좋아한다. 주말마다 동물원을 가야 한다고 졸랐다. 다른 동물보다도 곰만 보면 꽥꽥 소리를 지른다. 동물원만 갔다오면 될 것이지 꼭 기념품을 사야 한다고서 아빠를 끌고 기념품 가게로 가 곰인형을 사낸다. 나는 못마땅했다. 안그래도 힘든데 꼭 저까지 더한다. 우리 동생 방에 들어가면 곰인형들이 책상과 침대에 가득했다. 손 만한 작은 곰돌이, 나보다 큰 곰돌이, 안기면 포근한 곰돌이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내 방은 정말 썰렁했다. 책상, 침대, 피아노....나는 갑자기 샘이 났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곰인형을 선물받는 동생에게... 나는 동생이 유치원을 간 틈에 곰인형을 동생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꼭꼭 숨겨놓았다. 나보다 큰 곰인형은 너무 커서 그냥 놔두었다. 동생이 제일 아끼는 곰인형을 숨겼다.
잠시 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엄마, 유치원 다녀왔습니다!" 소리가 들렸다. 나는 내방으로 살짝 들어가 공부하는 척 했다. 동생은 가방을 던져놓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동생은 곰인형을 하나하나 보더니 금세 없어진 걸 알아챘다. 동생이 나에게 물었다.
"언니, 언니가 가져갔지!"
나는 화들짝 놀라 말까지 더듬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아니! 당연히 아니지..응."
동생은 내 말을 듣자 방문을 소리나게 닫고 울었다.
"흑흑.. 언니 생일선물 줄 곰인형이 없어졌어. 내가 제일 아끼는거 언니 주려고 했는데.. 어디간 거야?.흑흑..."
나는 그제야 생각났다. 내 생일은 거의 다 되었다. 동생이 제일 아끼는 곰인형.. 유난히 내가 들어가면 숨기곤 했다. 나는 다시 동생 방에 몰래 들어갔다. 그리고는 다시 곰인형을 제자리에 두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말했다.
미안해..미안해....미안해...
여소윤 나누리기자 (서울금동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