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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 4월 5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박은민 기자 (서원주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51 / 조회수 :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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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ret message, 1.평범한 소녀

시청로 372번지에 사는 류는 유감스럽게도 여자이며, 일본 사람도 아닌 대한민국 사람이다. 부모님도 있고, 외동딸이다. 사촌동생은 셋이나 된다. 류는 단 한번도 ‘동생이나 언니, 오빠가 있었으면...’하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잘하는 것? 남자아이들이 짜증나게 했을 때 몇 대 때려주는 것뿐이다. 그저 그렇다. 한마디로 지극히 평범한,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소녀인 것이다. 동화의 주인공인 것에 비해 하루하루가 구역질나게 평범하여 ‘제발 큰일(자연재해 같은 것은 빼고)이라도 일어났으면,’하는 심정이었다.


매일매일 밖에 나가 기이하거나 신기한 것이 없나 살펴보아도, 집에 돌아오면 흙먼지가 잔뜩 묻은 옷을 보며 툴툴거리시는 엄마의 잔소리밖에 남는 것이 없었다.


류는 동물들과 소통하길 좋아하지만,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뜬금없이 들리는 불길한 까마귀의 울음소리였다.
한번은 짜증나서 돌멩이를 걷어찼는데, 어쩌다가 새 둥지에 맞아서 알이 깨져 류 앞으로 떨어졌다. 어미새는 류가 그런 줄 알고 새들을 불러와 떼거지로 공격하였다.


류는 이것이 논리적으로 폭력이며, 뭉쳐서 공격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것이라고 새들한테 따졌다. 하지만 인간보다 두뇌가 덜 발달한 동물(그것도 조류)가 뭘 알겠는가? 류는 새들이 인정사정없이 공격하는 바람에 거의 죽을 뻔했다.


또 하루는 집 근처 강가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두꺼비가 와서 몸에 달라붙었다. 류는 두꺼비는 자기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고 떨어지라고 달랬지만 역시 두꺼비는 딱 달라붙어 있어서 난리가 난 적도 있었다.


류는 남자아이들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증오한다. 자신의 이름을 갖고 놀린 기억이 하필이면 남자아이들을 보면 새록새록 나는데, 어쩌란 말인가? 물론 지금도 놀리는 녀석이 있어 때려주곤 한다.


그렇다고 남자아이들을 다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사촌동생. 그 뿐이었다. 하지만 이름이 이상하다는 것은 명백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었다.


"무류가 뭐야! 무류가! 나 이름 바꿀래!!"


류가 항상 학교에서 터덜터덜 돌아오며 초록색 대문을 열고 키가 작고 머리 숱이 많고 검정색이며, 눈 역시 검은색인 예쁘장한 엄마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러면 엄마는, "20살 되면, 네 맘대로 바꿔." 라고 무심히 대답했다. 왠지 속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류였다.


‘쳇, 엄마는 20살이 되야 법적으로 이름을 바꿀 수 있다는데 3학년짜리 가발을 뒤집어 쓴 돼지처럼 보이는 짜증나는 어떤 애는 왜 은지에서 은아로 이름을 바꿨지?’ 라고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이해가 안 갔다. ‘아니, 나는 이해가 가지만 은아나 은지나 참을 수 없는 이름이네 뭐, 왜 이름을 바꿨는지 이해가 안 간단 말야.’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리 어렸을 때 바꿀 수 있다 해도 바꿀 이름이 없었다. 바꿔봤자 놀림만 더 받을 뿐이었다.


이름을 ‘무말이’나 ‘무말랭이’, ‘무감각’으로 바꿀 수는 없는 일이었다. 왜 하필이면 성이 ‘무’씨 인지... 류는 고조 할아버지, 증조 할아버지, 맨 처음 ‘무’씨를 가진 사람이 너무나도 미웠다.


"맨 처음 ‘무’씨를 가진 사람이 없었더라면, 이런 고민 따위는 가지지 않았을 거야!" 류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이상한 생각하지 마. 그랬으면 넌 여기 없었어." 류의 엄마가 받아쳤다.


"놀림거리가 되느니 차라리 없는 게 나아." 류와 엄마와의 말싸움이 일어났다.


"시끄러! 그럴 거면 빨리 공부나 해!" 류 엄마의 완승이었다.


엄마가 화났을 땐 가만히 있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 류는 어쩔 수 없이 방에 처박혀 엄마 몰래 공부 하는 척 만화책을 읽었다. 하루 종일 마을을 돌아다녀도 신비스러운 일이 없으니까 류는 꿈만이라도 좀 특이한 것을 꾸고 싶었는데, 꿈은 그냥 백지장처럼 하얀 것 밖에 없었다. 결국은 아무 꿈도 꾸지 못했다는 소리이다.


류의 엄마는 아무 꿈도 꾸지 않는 것이 편안하게 잘 자는 것이라 했지만, 꿈도 마음대로 못 꾸는 것이 억울할 따름이었다.

박은민 기자 (서원주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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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지
우면초등학교 / 6학년
2012-04-05 21:36:17
| 저두 이름 때문에(강아지라고) 놀림을 받아서 남자애들을 무척 싫어하는데...
이영서
서울잠현초등학교 / 4학년
2012-04-06 20:59:28
| 공감 100%입니다 어떤 애들은 제 이름을 이염소로 잘못듣는 애들도 있어요
강수민
하탑초등학교 / 6학년
2012-04-07 21:58:26
|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느낌상 류에게 엄청난 일이 다가올 듯 하네요~
기대할게요!추천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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