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푸른누리 편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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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누리 기자들이라면 한 번쯤 도전하게 되는 문학 갈래! 바로 동화입니다. 조앤 롤링, 로알드 달, 앤서니 브라운, 방정환, 이금이 등 많은 어린이 독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유명 작가들의 동화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동화의 3요소’를 잘 지킨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도 멋진 작품을 독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서 동화의 3요소가 무엇인지 함께 알아볼까요?
동화의 제 1요소.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모든 문학은 주제가 뚜렷해야 합니다. 분명하지 않고 모호한 주제는 독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화는 어린이를 독자로 하기 때문에 부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주제는 좋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잘못을 저지르고도 전혀 후회하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나, 자연의 훼손을 부채질하는 이야기, 오만하며 법을 어기는 사람이 끝까지 복을 받게 되는 이야기는 동화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긍정적인 교훈이 있어야 합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요. 동화의 제목과 서두에서 주제가 드러난다면 대성공입니다. 제목과 서두는 독자들이 처음 보게 되는 얼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과, 계속해서 보고 싶은 매력적인 서두로 독자들을 맞아야겠죠? 유명 작가들의 동화를 참고해 볼까요?
<까막눈 삼디기> 원유순, 웅진주니어, 2007
삼디기는 올해 아홉 살, 초등학교 이학년이에요. 삼디기의 원래 이름은 엄삼덕이에요. 남에게 너그럽고 본보기가 될 만한 덕을 세 가지나 가지고 있다는 뜻의 이름이지요. 그러나 아무도 삼디기를 삼덕이라고 부르지는 않아요.
‘까막눈 삼디기’는 엄마, 아빠 없이 일흔 살이 넘으신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글을 배우지 못한 삼디기가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다가, 전학 온 보라와 우정을 쌓으며 학교생활에 적응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삼디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는 것에서부터, 주인공 삼덕이가 착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놀림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지금은 미운 오리> 오은영, 파랑새어린이, 2010
뚜껑이 열렸다. 깜깜한 상자 안으로 아침 햇살이 와르르 쏟아져 들어왔다. 새벽에 잠을 깬 뒤로 뚜껑이 열리기만 기다렸던 나는 눈이 너무 부셨다.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그때 공처럼 통통 튀는 목소리가 들렸다.
"야! 축구공이닷!"
‘지금은 미운 오리’는 다문화 가정과 재혼 가정, 장애아 등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적 편견을 받는 여섯 명의 아이들이 축구 대회를 통해 하나가 된다는 내용입니다. 제목에서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차별과 냉대를 당하는 주인공이 등장할 것을 암시하고 있네요. 서두에서는 ‘축구공’의 입장에서 주인공을 만나게 된 계기를 전하고 있는데요, 축구 대회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고 있죠?
<창문닦이 삼총사> 로알드 달, 시공주니어, 1997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길옆에 휑하니 서 있는 오래되고 기괴하고 아무도 살지 않는 목조 건물이 있다. 나는 그 건물 안에 무엇이 있는지, 탐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항상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창문으로 안을 넘어다봐도 보이는 것이라고는 캄캄한 어둠과 수북한 먼지뿐이었다.
‘창문닦이 삼총사’에는 빌리라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빌리는 ‘열심 가게’라는 간판이 걸린 건물을 보며 자기도 저런 과자점을 갖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는데, 어느 날 사다리가 필요 없는 창문닦이 삼총사가 그 가게를 인수하게 됩니다. 창문닦이 삼총사는 기린, 펠리컨, 원숭이로 기린의 긴 목이 사다리가 되고 펠리컨의 부리가 양동이가 되어서 원숭이가 걸레를 들고 창문을 닦습니다. 빌리와 창문닦이 삼총사가 곧 만나게 될 ‘열심 가게’를 서두에서 설명하고 있지요.
어떤가요? 제목에서부터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지 힌트를 주고 있어 궁금하지 않나요? 서두는 또 얼마나 재미있는지, 계속해서 읽고 싶도록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네요.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꼭 동화뿐만이 아니라 기사나 다른 글을 쓸 때에도, 글의 ‘주제’를 잘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동화 작성 길라잡이는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이지영 푸른누리 편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