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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호 12월 20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심유민 기자 (서울선사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80 / 조회수 :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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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받는 날

"서영, 빨리 옷 입어."

싱크대에서 열심히 그릇을 닦고 있는 엄마.


"알았어. 딸이 조금 졸려서 누워 있겠다는데 그새 와서 그래?"

"언니가 데려다 준다잖아. 너 안전하게 보낸다는데 뭘 짜증이야."

서영이는 툴툴댔다. 그러면서도 엄마가 추천해 준 옷을 입었다.


"이런 공주 옷을 요즘에 누가 입는담. 놀림 받을 게 뻔하지."

레이스가 폴폴 달린 옷을 보고 서영이는 옷에 눈을 흘겼다. 그런데 귀가 명품인 엄마는 그 소리를 어느새 또 들었나 보다.


"그거, 명훈이 엄마가 너 생일선물로 사 준 옷인데, 안 입을 거야? 안 입을 거면 이리 내. 정은이 입혀 주게. 정은이는 좋아하겠지."

"으, 정말. 그래, 입는다, 입어."

"정은이 주면 안 되는 거 있니? 없으면 잔말 말고 얼른 옷만 입어."

정은이는 서영이 동생이지만 서영이의 마음속에서 1위로 제일 싫어하는 아이다. 그런데 자기 생일 선물을 정은이한테 준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서영아, 언니부터 갈게. 너 혼자 가. 엄마, 나 그냥 가야겠어요. 오늘이 단원 시험 치르는 날인데, 공부를 해야 하거든요."

"어머 지은아, 그랬구나. 우리 지은이한테 정말 미안하구나. 미리 말을 줬으면 엄마가 너 먼저 보내는 건데. 그래, 지은이 시험 잘 봐. 서영이는 그냥 엄마 꽃집 가는 길에 데려다 줄게."

지은이 언니는 인사를 꾸벅하고 얼른 뛰었다.


"아, 이제 느긋하게 해도 되겠네. 언니가 갔으니까."

"뭘 느긋하게 자도 돼? 여기에 엄마가 있는데."


갑자기 서영이가 엄마한테 다정다감하게 물었다.

"엄마는 꽃이 좋아, 서영이가 좋아?"

"너 왜 안 그러다가 그래, 어색하게."


엄마는 고무장갑을 탁탁 털더니 싱크대 선반에 올려놓았다.

"앙, 빨리."

"서영이가 좋겠지."


서영이는 침대를 이리저리 뒹굴며 만세를 외쳤다.

"야호~ 엄마가 나를 좋아하는 거다."


엄마는 어이없다는 듯이 서영이 방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싱크대 청소를 계속했다.

"그런데 엄마, 왜 설거지를 고무장갑으로 해? 내 친구 민정이네 놀러갔더니 민정이 엄마는 그냥 맨손으로 하던데."

"서영아, 민정이네는 민정이보다 큰 언니나 오빠 있든, 없든."

엄마가 살짝 비꼬는 말투로 물었다.


"없지, 뭐."

"우리는 지은이가 있잖아. 아빠도 밥까지 먹고 가니까."

엄마는 고무장갑을 다시 베란다에 가져가서 널었다.


"어차피 점심 먹을 때 또 쓸 거면서. 점심 설거지도 하잖아."

"엄마는 그냥 식빵 같은 걸로 대충 먹으니까 설거지 같은 건 손님이 왔을 때 하는 거야."

서영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가방을 멨다.


"다녀올게요."

"일찍 나갈 거면서, 왜 언니부터 보냈니? 어차피 일찍 갈 거 언니랑 가면 좀 좋아."


서영이는 아무 소리 없이 엄마의 잔소리를 무시하고 나갔다. 서영이 집안에서 제일 늦게 나가는 분이 바로 엄마이다. 정은, 서영, 지은 이렇게 키우면서 엄마는 꽃집을 시작했다. 세상에서 제일 엉뚱한 서영이 엄마는 꽃이 갑자기 좋아졌다면서 이모가 영업하는 꽃집을 가로챘다. 서영이가 일찍 나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서영이 엄마는 엉뚱해서 아이들을 다 보내야만 마음이 편하다고 아이들 모두 새벽 6시 45분에 학교, 유치원에 보내버린다.


"오늘도 1등은 어김없이 서영이구나. 휴, 너 때문에 내가 문을 따 본 적이 없다. 헤헤."

"너 뭐야? 헤헤."

단짝 지현이랑 서영이는 서로 손을 맞잡고 놀았다.


"난 때때로 무섭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해."

서영이가 책을 보며 말했다.


이제 아이들이 한명씩 모이기 시작했다.

"오늘 상 받는 날인 줄 다들 알고 계시죠? 선생님은 학교에 6시 35분에 왔다가 7시 25분에 다시 여기에 와요. 우리 반에서 제일 일찍 출석하는 왕을 뽑아요. 선생님은 CCTV로 촬영되는 여러분의 모습이 다 보인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CCTV자료를 보여주려고 해요."


서영이는 두근거렸다. 제일 일찍 출석하는 왕은 자신과 지현이다. 또 그다음은 민지. 여기까지는 이렇게 정해져 있다. 또 제일 두근거리는 것은 오늘처럼 의젓하게 앉아 책을 읽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발을 꼬고 앉아서 흥얼흥얼 노래를 부른 적도 있었다. 이 모습을 선생님이 다 보고 있었다니.


"우리 최우수상은 바로 수서영. 축하해 주세요. 서영이는 매일 와서 노는 게 아니라, 열심히 책을 보거나 오늘 배울 내용을 공부하고 있었어요. 서영아, 소감을 발표해 줄까?"

"아, 네, 전 엄마 때문에 일찍 나오는데, 오늘 엄마에 관한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엄마, 사랑해."

"어, 그런데 서영이가 레이스 옷을 입었어요. 하하, 공주병 같아."

서영이는 얼굴이 사과같이 달아올랐다.


"민정이, 친구 놀리면 못써요. 그다음, 민지현. 지현이는 와서 서영이 공부를 조금 방해하기는 했다지만, 서영이도 머리를 조금 식혀야 하겠지요? 지현이는 서영이와 잘 놀아 주었어요. 그래서 우수상을 받아요."

지현이는 다리까지 후들거렸다. 그러다가 바닥에 철퍼덕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우하 하하하."

가장 크게 웃는 사람은 민정이었다. 민정이는 활발하긴 했어도 많이 놀리는 편이라 친구들과의 관계가 나빴다.


"지현이가 많이 떨렸나 보구나. 들어가세요."

그런데 하필이면 민정이가 지현이 뒤에 앉을 게 뭐람.


"야, 민지현. 너 오줌 싼 건 아닌지 1교시 끝나고 화장실 가서 확인해 보렴. 우하 하하하."

민정이가 약 올려 댔다.


"우아아아앙."

지현이는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울었다.


"지, 지현아. 괜찮아? 김민정, 넌 왜 친구를 놀리니? 넌 네가 친구와 관계가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

"그다음은 우민지. 민지는 서영이와 지현이 사이에 끼지 못하여 혼자 의젓하게 공부를 하는 모습이 정말 예뻤어요. 받아가세요."

그런데 민지는 울음을 터뜨렸다.


"뭐야, 쟤."

민정이는 큰소리로 야유를 퍼부었다. 그러자 친구들도 함께 야유를 퍼부었다. 서영이가 상 받으면서 느낀 건데, 상은 진짜 아무나 받는 게 아니다.

심유민 기자 (서울선사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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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림
서울창도초등학교 / 5학년
2012-08-07 13:38:16
| 민지가 왜 울음을 터뜨렸을 까요??? 혹시 선생님께서 서영이와 지현이 사이에 끼지 못한다고 해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민정이가 놀릴 까봐 그런 걸까요?? 궁금하네요^^
이윤이
대련한국국제학교 / 5학년
2012-08-10 11:16:33
| 이야기가 정말 재밌네요.
전인혜
대구대청초등학교 / 5학년
2012-08-13 13:44:42
| 민정이가 성격을 조금 고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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