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기자 (인천송월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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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주일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분명히 방금 알을 깨고 나온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나는 이상한 곳에 와있었다. 사람들이 하늘을 나는 기계에 나를 실어 보낸 것까진 기억나는데.
나는 붉은귀거북이다. 변함이 없었다.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내 뜻대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사람들은 그곳을 양서파충류 인공증식 연구소라고 부른다. 좋게 들리진 않지만 그곳이 내가 살던 곳이다. 나는 어떻게든 돌아갈 것이다. 난 지금 이상한 곳에서 살고 있다. 인간의 언어로 쓰느라 조금 불편하지만 모든 인간들에게 나는 알릴 것이다.
난 이상한 곳에서 다른 생물들과 살고 있다. 옆에는 크고 늙은 자라가, 그 옆에는 리버쿠터거북이 살고, 비어디 드래곤과 레오파드 게코, 이구아나, 설가타육지거북은 앞쪽에서 산다. 또 우리 밑에는 물고기, 곤충, 타란툴라와 센티패드, 밀리패드, 전갈들이 산다. 자라는 우리에게 이곳이 동물들이 돈에 팔려나가는 곳이라고 했다. 왜 인간은 돈을 좋아하는 것일까? 한낱 종잇조각에 왜 그렇게 목숨을 거는 것일까? 생명은 소중하고, 그래서 사고 팔 수 없다.
벌써 이틀째다. 두 거북이가 내 곁을 떠나갔다. 붉은귀거북이 인기가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엄청난 사실이다. 전부 팔려갔다.
"왜 우리는 내일 싸늘한 시체가 될지도 모르는 이 삶을 계속해야하나요?"
내가 물었다.
"인간 때문이지. 그들의 두뇌는 아둔하고, 그들의 근육은 연약하지. 하지만 그들은 교활하단다. 자신의 배를 채우고도 더 가지려 하는 생물은 지구를 통틀어 인간밖에 없단다. 그게 우리가 팔려 다녀야 하는 이유지."
옆의 자라가 대답했다. 이 자라는 자기가 사실 약재상에 있었는데 어느 날 이곳 관리자가 산거라고 말했다. 그 증거로 배 쪽에 아주 작은 흉터가 있다. 이것은 낚싯바늘에 걸려서 생긴 것 이라고. 인간이 그런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사람이 들어온다. 이번엔 누굴까? 그 사람이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나의 눈은 두려움으로 커졌다. 우리 60마리의 청거북 모두가 그랬다. 그런데 그 사람은 우리를 지나갔다. 그리고 리버쿠터 거북들에게로 갔다. 그리고 4마리가 팔렸다. 또 친구들이 사라져간다. 이렇게 사라져 버리는 삶을 계속 살아가야 하는 걸까? 나는 아직 불안하다.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 돌아갈 날이 있겠지?
앞쪽 철창에서 아침부터 비릿한 피 냄새가 난다. 새로 쥐가 태어난 것이다. 이곳을 관리하는 사육사는 그 어린 쥐들을. 태어난 지 한 시간도 안 된 어린 생명을 사바나 모니터 아성체에게 던져 넣고, 일부는 비어디 드래곤에게 주었다. 어미 쥐가 거세게 반항하자, 레드테일보아에게 어미 쥐마저 사라졌다. 그리고 남은 한 마리는 거대한 지네, 베트남 자이언트 센티 패드(베자센, 마이차우)에게 던져주었다. 그렇게 그들은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린 새우(감마루스)를 뿌려 주었다. 태어난 지 하루도 안 된 어린 쥐와 그들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어미 쥐, 삶이란 이런 것일까?
김현준 기자 (인천송월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