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시험 올백 에피소드

기자가 초등학교 2학년이던 어느 날, 그날은 중간고사 시험성적을 발표하는 날이었습니다. 1~2학년은 시험 과목이 국어, 수학 이렇게 두 과목이었는데, 기자의 학교는 타 학교와는 달리 학생들에게 시험지를 배부하여 성적을 발표하곤 했습니다. 기자를 비롯한 많은 학우들이 가슴을 졸이며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기자의 이름이 불리자 기자는 떨리는 마음으로 교단으로 나가 국어 시험지를 받아 왔습니다. 자리로 돌아와 슬쩍 시험지를 펴보니 ‘100’이라는 숫자가 보여 얼굴이 무척 밝아졌습니다. 평상시 국어 과목에는 별로 자신이 없었는데 이렇게 좋은 점수를 받게 되자 무척 기뻤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무척 행복했던 순간입니다.

그런데 국어를 100점 맞았기 때문인지 수학도 좋은 점수를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국어 성적 발표가 끝나고 드디어 수학 시험지를 배부하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는 수학 시험지를 받아들고 자리로 돌아온 기자는 수학 점수를 보자마자 무척 놀랐습니다. 수학 시험지에도 빨간색 색연필로 ‘100’이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적혀있었기 때문입니다. 1학년 기말고사 때도 전 과목 100점을 맞아본 적은 있었지만, 2학년이 되어 더 어려워진 시험에서 올백을 맞게 되어 뛸 듯이 기뻤습니다.

시험지 배부가 끝난 후 선생님께서는 혹시나 하여 수학 시험의 답을 크게 불러주셨습니다. 기자는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답을 맞춰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비교적 쉬운 문제에서 실수한 것이 보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100점으로 잘못 채점하셨던 것입니다.

그 순간, 기자는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마음속 어느 목소리는 "이 문제 하나 틀린 건데 뭘, 선생님께 말씀 안 드려도 될 거야. 전 과목 100점을 맞는 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 이번 한쯤은 괜찮을 거야."라고 속삭였습니다. 선생님께 실수를 말씀드리지 말라는 목소리였습니다. 또 다른 목소리는 "아니야. 네가 선생님께 말씀드리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은 올백으로 기록되어 기분이 좋겠지만, 앞으로 시험을 볼 때마다 양심에 찔려서 항상 긴장하게 될 테지. 그러니 이번에는 선생님께 정직하게 말씀드려야 돼."하며 정직하게 행동하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잠시 후 선생님께서 수학시험지를 다시 거두려고 하시는 순간, 기자는 선생님 책상으로 가서 선생님께 수학 문제를 하나 틀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선생님께 말해주어서 대견하다며 칭찬해주셨습니다. 비록 올백을 맞지 못하고 조금 더 낮은 점수를 받게 되었지만,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기자는 지금껏 그때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삼아, 시험을 볼 때는 소홀히 하지 않고 문제를 더욱 더 꼼꼼하게 체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꼭 올백은 아니더라도,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언제나 그때의 자신을 거울삼아 매사에 정직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가 발전해가는 것이 느껴져 뿌듯한 생각이 듭니다.

푸른누리 기자여러분, 숫자 ‘100’과 관련된 기자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읽으셨습니까? 비록 전 과목 100점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그 순간 기자의 마음속 양심 점수만큼은 올백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자 여러분도 항상 정직하고 양심적으로 행동해 정직함이 올백인 친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덕행 기자 (초림초등학교 / 4학년)

김선 서울잠일초등학교 / 4학년 2013-02-07 15:39:25 | 정말 재미있는 기사입니다. 기사를 읽는 내내 제 마음도 아슬아슬했답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