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 기자 (인천부평동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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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기말고사 사건
내일은 내가 싫어하는 시험 보는 날이다. 한마디로 1학기 기말고사를 보는 날이다. 난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위권 안에 든다. 중간고사 때는 아깝게 1개 차이로 전교 4등으로 밀려났다.
원래 전교 1등은 민지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민지는 서희에게 왕따를 당하게 된 뒤부터 성적이 떨어졌다. 정말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었다.
다음 날, 우리 교실 앞에 다다랐을 때 아이들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민정아, 시험공부 많이 했어?"
교실로 들어가자마자 진주가 물었다.
"으응, 좀 했어."
사실 난 별로 안 했다. 난 항상 평소대로 시험을 치기 때문에 시험공부는 그다지 많이 하진 않는다.
"그렇구나. 난 어제 고모가 갑자기 입원하셔서 병문안 갔다가 11시에 집에 왔는데, 씻고 자려고 하니까 12시 20정도 된 것 같아. 그래서 오늘 너무 피곤해. 혹시 시험 보다가 졸려서 자는 건 아니겠지?"
"하하, 너 별 걱정을 다 하네.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난 진주와 한참 동안 얘기 하고 자리에 앉았다. 민지는 계속 혼자다. 난 안타까워서 민지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뭐, 서희도 없는데 괜찮겠지.’
"민지야, 시험공부 많이 했어?"
"아니, 별로. 그래서 걱정이야. 나 시험 망치면 어쩌지? 아, 이러다가 엄마한테 혼나면 안 되는데."
그때 언제 나타났는지 서희가 민지 말에 끼어들었다.
"민지 넌 공부도 잘하면서 시험 망치긴 뭘 망쳐? 괜히 호들갑 떨지 마."
솔직히 민지는 호들갑 떤 것이 아니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시험을 망친다는 것은 무지 걱정되는 일이다.
"나 호들갑 떤 거 아니거든. 그리고 얘기 할 때 예의 없이 끼어들지 마. 기분 나쁘거든."
민지가 말했다. 난 민지가 서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처음 들었다. 난 괜히 민지가 걱정됐다.
"뭐? 나보고 예의 없다고? 참, 어이가 없어서! 그럼 넌 바른 어린이 상 받아보기나 했어?"
"또 잘난 척 하냐. 그리고 꼭 상을 받아야 바른 어린인 줄 알아?"
"그럼 네가 착하다는 걸 증명해보든지."
"됐어. 내가 참는다, 참아."
대체 민지와 서희는 언제쯤이면 친해질까?
8시 30분, 문이 열리면서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자,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모두 알고 있겠지?"
"기말고사요."
"지금부터 5분 동안 준비하고 자리에 앉아. 책상은 어제 맞춰놨으니까 번호대로 앉고. 부정행위를 하는 사람은 방학 때까지 남아서 공부하고 갈 거예요."
“네.”
드디어 시험이 시작되었다. 긴장했는지 아이들이 모두 조용했다.
"시험지에 이름 쓰면 시작하세요."
시험이 시작되자 쥐죽은 듯 조용했다. 연필 소리밖에 안 들렸다. 선생님께서는 잠깐 교무실에 다녀오신다고 말씀하시고 밖으로 나가셨다.
‘어? 양서희 뭐하는 거지?’
서희가 종이쪽지를 수연이에게 건네는 것이었다.
‘시험 볼 때 쪽지 돌리면 안 될 건데.’
그렇다고 내가 큰 소리로 하지 말라고 하면 내가 혼날 테고, 안 그러면 서희가 방학 때까지 남아서 공부를 하게 될 테니 무지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그 때, 선생님께서 들어오시면서 그 광경을 목격하였다.
"거기, 양서희! 시험 볼 때 뭐하는 거야?"
"저, 그게......"
서희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조금 지나자 한 방울, 두 방울씩 떨어졌다.
"그 쪽지 갖고 나와."
서희가 칠판 앞으로 나오는데 서희 발목에 1톤짜리 쇠구슬을 매달아 놓은 것 같이 발걸음이 무거워보였다.
"어디 한 번 보자. 서희 네가 쪽지 내용 읽어 봐."
서희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다음 편 기대해주세요.
이고은 기자 (인천부평동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