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라 기자 (서울일본인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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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러스’는 ‘짙은 회색의’이라는 뜻이고, ‘에드윈’은 ‘무서운 정복자’라는 뜻이니, ‘더글러스 에드윈’은 ‘짙은 회색의 무서운 정복자’였다. 이름부터가 무서웠다. 대체 이 사람의 의도는 무엇일까. 무서워져서 나는 그날 집에 가자마자 침대에 누웠다. 밑에서 엄마가 나를 부른다.
"유나야! 너한테 편지가 와있어."
나는 느꼈다. 이것은 더글러스 에드윈에게서 온 편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지를 뜯어보았다. 역시 그한테서 온 편지였다. 이번 편지는 저번과는 달리 짤막했다.
‘정유나에게. 내일 오전 12시, 네가 사는 곳의 ‘꽃잎 카페’에 오길 바란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상상조차 안 되었지만, 에드윈이 무슨 새로운 정보를 알아낸 것이라고 생각하고 꽃잎 카페에 갔다. 하지만 30분이 지나도 아무도 안 나타났고, 그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이 나에게 물었다.
"정유나 양인가요? "
"네. 맞는데요, 왜 물어보시죠?"
"아, 정유나 양이군요. 오늘 아침 11시쯤에 더글러스 에드윈이라고 하시는 분이 이 편지를 정유나양한테 전해달라고 하셨거든요. 자, 이거에요."
그 사람은 내게 편지봉투 하나를 건넸다. 에드윈은 자신의 정체를 나에게 알리려고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 편지의 내용을 읽어봤다. 그것은 프랑스어로 적힌 편지였는데 되게 오래된 것 같았다. 그 편지와 함께 번역본도 있었다. 아마 크리스띠앙이 쥴리한테 쓴 편지인 것 같다.
‘쥴리, 미안하오. 내가 우리 둘이 쓴 약속의 종이를 비가 오는 날 들고 다니다가 젖게 해버렸소. 우리 둘의 후손이 없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부분이 젖어서 찢어져버렸다네. 그래서 나는 쥴리한테는 미안하지만 남아있는 부분을 다른 종이에 옮겨 적고 찢어진 부분도 다시 적어놓았다네. 그럼 언젠가 다시 프랑스로 놀러오게. 나는 너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Je t‘aime! (사랑해!)’
그래서 내게 어쩌란 말인가? 이 편지를 읽고 한숨만 내쉬는 나를 보고 점원이 한 장의 종이를 더 주었다.
‘미션2. 다음 지시를 기다리라. 그때까지는 마음 편히 있어도 된다.’
미션2? 나, 지금 미션 하는 거야? 점점 뭐가 뭔지 모르게 되어간다.
신소라 기자 (서울일본인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