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유민 기자 (서울선사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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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아, 혜미야, 지은아, 은재야. 우리 놀러 나갈래?"
"그래! 야호!"
수업시간이라 펑펑 내리는 눈을 그저 쳐다볼 수 밖에 없었던 우리는, 점심시간이 되자 이때다 싶어 밥을 얼른 먹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혜미야, 은재야. 나는 있지, 지은이랑 팀 할게. 너는 너희끼리만 팀 해라, 호호."
정말 소은이가 이런 애인 줄 몰랐다. 어이가 없었다. 내가 체육은 좀 못하지만 눈 굴리는 속도는 빠르다. 그래, 한번 두고 봐라. 하지만 중요한 건 혜미의 반응이었다.
"야, 이소은. 내가 유지은이랑 팀 할 거야. 왜 가위바위보도 안하고 팀을 막 네 마음대로 정해버려? 다시 정해."
그래, 이혜미도 내가 싫은 거다. 평소에 나랑 단짝인 척 했으면서 말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나와 소은이, 지은이와 혜미가 같은 팀이 되었다. 소은이는 심상치 않은 표정이었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되었다.
"어이, 임은재. 제대로 해라. 우리 팀이 지게 생겼잖아. 그리고 너 살좀 빼. 이게 뭐니?"
소은이는 혀를 끌끌 차며 눈을 굴렸다. 우리가 하는 게임 방식은 눈사람을 만들어서 친구에게 던지면 먼저 넘어지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었다.
"소은아, 우리는 완성이야. 너희는 아직도 완성 안 했구나. 우리가 인심 좀 써 주도록 하지, 호호."
"하하하, 혜미야. 너 어쩌면 말 이렇게도 잘하니?"
"음하하하."
혜미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었다. 나는 일단 혜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제일 커다란 눈덩이를 혜미에게 퍽 던졌다. 그러자 혜미가 배와 볼을 부여잡고 울었다.
"어머, 혜미야. 괜찮아? 어쩜 좋아."
아이들은 모두 혜미에게로 달려갔다. 하지만 혜미는 나를 보더니 눈덩이를 또 퍽 던졌다. 나는 피했다. 소은이는 그래도 내게 박수를 쳐 주지 않았다. 혜미는 보건실로 향했다.
그리고 어느덧 1시가 되어 5교시 수업을 하러 모두가 교실로 들어갔다.
"은재야, 표정이 왜 그래?"
안색이 안 좋은 날 보고 재하는 얼른 물어보았다. 평소 나는 혜미와 단짝인 ‘척’을 했지만 이젠 재하가 좋아지려고 한다.
"어, 응? 괜찮아. 네 자리로 가."
그때 선생님이 모두에게 말했다.
"오늘 혜미가 놀다가 크게 다쳤다는군요. 그래서 은주가 함께 옆에 있기로 했어요. 혜미가 그러는데, 제일 좋은 친구가 은주래요."
나는 그 순간 혜미에게 정말 큰 배신감을 느꼈다. 평소 자기 입으로 "은재는 내 단짝 친구야."하면서 매일 은주 흉을 보았다. 그래서 덩달아 나까지 착한 은주의 흉을 봐야 했고, 은주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잘못을 지어 말하기도 했다.
‘그래, 이럴 작전이었구나. 그래, 이혜미. 나는 재하랑 단짝으로 지내면 되니까, 두고 봐.’
심유민 기자 (서울선사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