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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호 2월 7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박경리 기자 (계성초등학교 / 4학년)

추천 : 88 / 조회수 : 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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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동강의 맑은 이야기 (단편)

해님이 활짝 웃어 맑고 밝은 어느 가을날, 저는 모래밭을 따라 걸어서 동강에 왔어요. 저는 주위를 쭉 둘러보며 ‘와!’ 소리를 질렀어요. 아름다운 경치가 저를 둘러싸고 있었거든요. 강둑에는 나무들이 바람에 팔을 흔들며 늘어서 있었고, 단풍이 들어 알록달록 색동옷을 입은 돌 골짜기도 산 쪽에 있었어요. 강가에는 보드랍고 폭신폭신한 흙도 있었어요. 동강의 맑은 물은 햇빛을 받아 하얗게 반짝였어요.

이따금 땅에 뚫린 구멍을 빨간 지렁이들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버들치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버들치와 저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거든요.

“안녕, 친구야!”

옅은 황갈색의 날씬한 몸을 가진 버들치가 강 속에서 올라오면서 저를 불렀어요.

“왔구나! 어머, 어쩌면 눈이 그렇게 새까매? 정말 귀여워. 그 작고 반짝이는 비늘 옷은 누가 만들어준 거니?”

“아, 내 몸에 있는 이 비늘? 이건 동강이 내게 준 거야. 헤엄치다 보면 살갗을 다칠 수가 있어서 비늘이 필요하거든. 우리는 몸이 날씬해서 빠르게 헤엄치면서 우리를 잡아먹는 무서운 물고기들을 요리조리 잘 피한단다.”

버들치가 몸에 붙은 비늘을 어루만지며 말하였어요.

“버들치야, 넌 뭘 먹고 사니?”

“돌에 붙어사는 아주 작은 식물이나 물속에 사는 물방개와 같은 벌레를 먹고 살아.”

“그래? 와줘서 고마워. 또 봐.”

저는 버들치가 강물 속으로 날쌔게 헤엄쳐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조그맣고 까만 동그라미가 물에 빙글빙글 떠있는 것을 보았어요. 그것은 물땡땡였어요. 물땡땡이가 제게 말을 걸었어요.

“네가 버들치와 하는 이야기 들었어.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알고 싶니?”

“응, 무척 궁금해.”

“버들치처럼, 나도 맑은 물에서만 살아. 아까 네가 보았던 것처럼, 나는 물속에서 동그라미를 그리며 헤엄친단다. 내 먹이는 물에서 나는 물풀이고, 내 날개는 아주 까맣고 반들반들 윤기가 나.”

저는 물땡땡이의 날개를 살펴보았어요. 정말로 까만 바둑돌만큼 반들거렸어요.

“우와! 참 고와. 다음에 또 보자.”

저는 서둘러 걸었어요. 그 때는 벌써 해님이 산 위를 넘어가 날이 어둑해지고 있었는데, 저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동강할미꽃’을 만나야 했거든요.

“헉, 헉, 할미꽃님, 안녕하세요?”

“왔구나! 네가 오는지 보려고 목을 잔뜩 빼고 기다렸단다.”

동강할미꽃은 정말로 고개를 바로 세우고 있었어요.

“동강할미꽃님, 그냥 할미꽃들은 고개를 숙이고 피는데, 동강할미꽃님께서는 고개를 세우고 파란 하늘 님을 쳐다보고 계시네요? 저 기다리시느라 그러신 건 아니죠?”

동강할미꽃은 하하 웃으면서 말하였어요.

“사실은 내가 땅보다 하늘을 더 좋아해서야. 그리고 얘야, 내가 그냥 할미꽃과 다른 게 또 있단다. 동강할미는 보라색 할미, 흰색 할미, 빨간색 할미 등 여럿이 있어.”

“아, 그러네요. 할미님은 보라색 할미님이시군요.”

동강할미꽃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톡’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돌아보니 코코아에 우유를 섞은 것 같은 색깔의 개암 열매가 떨어져 있었어요. 저는 반질거리는 개암을 주워들고 개암나무를 쳐다보았어요.

“개암나무야, 이거 네가 떨어뜨린 거야?”

“응, 나도 너랑 이야기가 하고 싶었거든. 그건 네가 가져도 좋아. 사람들은 내 열매를 날 것으로 먹는대. 너도 한 번 먹어봐. 그런데 내 잎 좀 봐줄래? 색깔이 참 멋지지 않니?”

개암나무는 쑥스러워하며 말하였어요.

“그래, 연두색에 노란 빛이 섞여 있어서 참 멋진 색깔의 잎이야.”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이제 더 추워지면 내 잎은 누렇게 마르면서 땅에 떨어지게 돼. 잎이 멋져 보일 때 네가 봐줘서 기뻐.”

“개암나무야, 너는 잎이 없어도 잘생겨 보일 거야. 이제 수달을 만나러 다시 강으로 가야겠어. 잘 있어.”

제가 다시 강 쪽으로 갔더니 수달이 벌써 와 있었어요. 실컷 헤엄치고 노느라 지쳤는지 수염이 난 입을 벌리며 하품을 하면서 바위 위에 앉아 있었어요.

“너, 언제 수달을 만나본 적이 있니?”

“아니, 네가 처음이야.”

“수달은 맑은 물에만 사는데, 물이 더러워져서 우리가 살 곳이 많이 없어졌어. 그래서 내 친구들이 많이 죽었단다.”

“참 안됐구나. 그런데 너는 헤엄을 잘 친다면서?”

“그럼! 내가 얼마나 헤엄을 잘 치고 얼마나 빨리 물고기를 잡는지 한 번 보여줄게.”

수달은 물속으로 ‘풍덩’ 들어가더니 어느새 큼직한 대왕메기 한 마리를 잡아왔어요.

“어때, 실력 좋지?”

수달이 몸에 묻은 물을 털어내며 뽐내는 얼굴을 하였어요.

“야, 대단하다! 있지, 네 얼굴은 장난꾸러기 강아지 같아. 까만 코는 꼭 바둑돌 같고.”

하늘에서 도란도란하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수달과 이야기하던 저는 수달과 함께 하늘을 쳐다보았어요. 하늘에서는 아기별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러 달님 곁으로 바삐 모여들고 있었어요. 달님은 하늘의 이야기꾼이거든요.

오늘, 달님은 아기별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오랫동안 쉬지 않고 흘러 큰 물줄기가 된 영월동강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요? 깊은 강물 바닥에 있는 돌과 모래, 물풀과 물벌레가 얼마나 사이좋게 어울려 사는지 알려주겠지요. 버들치가 얼마나 날씬하게 헤엄치는지, 물땡땡이는 또 얼마나 빙글대며 헤엄치는지 들려주겠지요. 눈 깜짝할 사이에 물고기를 잡는 수달의 이야기는 어떨까요? 동강 옆에 사는 수줍은 개암나무와 하늘을 좋아하는 동강할미꽃 이야기는요?

오늘, 달님은 아기별들에게 맑은 목소리로 영월동강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경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아닐까요?

박경리 기자 (계성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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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민
서원주초등학교 / 5학년
2013-01-17 21:41:17
| 꽃들에 관한 이야기군요! 정말 재미있어요......저는 꽃을 엄청 좋아하는데, 박경리 기자님도 동의하시나요? 마치 아름다운 영월동강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아요! 동화 참 잘 쓰시네요~추천합니다!^^
박경리
계성초등학교 / 4학년
2013-01-23 16:31:08
| 저도 꽃을 좋아해요. 칭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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