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청비 기자 (순천북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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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뭐야!"
"쓰레기 봉지를 또 뜯어서 다 어지럽혔네."
"벌써 이게 몇 번째야!"
"어서 나와 보세요!"
"고양이들이 새벽 내내 잠도 못 자게 울어대고 시끄럽게 하더니 대문 앞에 내 놓은 쓰레기봉지랑 음식물 수거통을 다 뒤집어 놨어요!" 엄마는 아침부터 고양이들 대문에 무척 화가 나셨다.
밖에 나와 보신 할머니랑 아빠도 고양이들이 너무 엉망으로 만들어 놨다고 단단히 뿔이 나셨다. 마당 한쪽에서 흰둥이는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우리들 쳐다보고 있었다.
"흰둥이 이 녀석! 너는 이런 거 하나 지키지 못하고 도대체 뭘 한 거야!"
"고양이들이 집에 들어오면 도둑이라고 생각하고 멍멍멍 짖어서 쫓아내던지 무섭게 인상을 써서 집안으로 못 들어오게 해야지.온 집안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 때까지 도대체 너는 뭘 하고 있었어!" 엄마는 난데없이 흰둥이에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흰둥이는 엄마께서 나무라는 소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꼬리만 부지런히 흔들고 있다.
"어휴 내가 말을 말아야지! 이 녀석은 밥만 많이 먹고 잠만 늘어지게 잘 줄 알았지 도대체가 하는 일이 하나도 없어!" 엄마는 푸념을 하면서 흰둥이를 나무라셨다.
요즘 우리 동네에 길고양이가 부쩍 많아져서 밤에는 시끄럽게 울어대는 소리에 무서워서 밖을 못나갈 정도고 온 동네 쓰레기 봉지나 음식물 수거함을 뒤엎어 놓고 생선을 말려 놓으면 높이 뛰어 올라 생선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한다. 생선을 방안에 놔두면 문을 조금만 열어놔도 그 틈으로 들어와서 생선을 잽싸게 훔쳐서 달아난다. 동네 사람들이 고양이들 때문에 불편하고 속상해 한다. 나도 매일 이런 일이 일어나니까 처음에는 집 없는 고양이들이 불쌍하고 배고프니까 이해를 했지만 서서히 짜증도 나고 화가 난다. 어떤 때는 밤에 고양이가 도망을 안가고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무섭기도 하지만 용기 내어 버럭 소리도 쳐보고 발을 세게 굴러보지만 어찌된 게 고양이들이 날 우습게보나 도망갈 생각도 안하고 꿈쩍도 안한다. 이렇게 고양이를 나무라면 그 다음날 아침에 어쩔 때는 신발에 생선가시나 동물 뼈를 물어다 놓기도 한다.
"할머니께서는 우리 집에 생선을 밖에 말려 놓지 말고 쓰레기봉지에는 고양이가 좋아할 만한 것을 버리지 말고 음식물 쓰레기통은 그 위에 큰 벽돌을 올려놔서 고양이가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생선은 냉장고 안에다 잘 보관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우리 집 흰둥이는 너무 순해서 고양이들이랑 싸움을 해도 이기지 못하고 도망을 갈꺼다라고 하셨다. 나 역시 우리 집 흰둥이를 고양이들과 싸우게 하는 것이 사실 무섭고 두렵다. 우리 집은 다음날부터 할머니께서 일러 주신대로 조심하니 고양이들이 음식물 수거함을 뒤엎거나 쓰레기봉지를 찢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는 고양이가 좋아하는 먹이가 없고 고양이 힘으로 음식물 수거함을 넘어트리지 못하니 그런 것 같다. 길고양이들 때문에 애꿎은 흰둥이만 혼나고 너무나 미안했다. 흰둥이에게 오늘 저녁에는 제일 좋아하는 간식을 줘야겠다.
위청비 기자 (순천북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