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서 기자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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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는 넓적한 회색돌에 앉아서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과 산들바람이 풀 사이를 헤쳐나가는것을 유심히 지켜 보았다. 그리고 나무 위에서 아늑한 둥지를 짓고 있는 직박구리와 환한 햇빛이 한껏 뿜어져 나오는 이글거리는 태양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맨 마지막 으로는 뜰에 쌓인 눈처럼 새하얗고 보드라운 생크림과 반지르르한 검은돌이 섞인 듯한 암소의 털을 쏘아 보았다.
"휴. 지금쯤이면 샐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나저나 그 새끼 강아지를 뭐라고 부르지?" 베티는 나뭇가지와 풀로 만든 배를 강물에 띄어 보냈다. 배는 강을 따라 바람을 따라 천천히 흘러갔다. 암소는 신선한 풀이 마치 껌이라도 되는 양 질겅거렸다. 갑자기 봄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는 온 땅을 적셨고 땅은 순식간에 진흙으로 변했다. 베티는 바구니에다 풀을 가득 집어넣더니 소를 우리에 도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풀을 여물통에 한가득 채워주었다.
베티는 어서 집으로 돌아가 벽난로에 앉고 싶었다. 베티의 아빠가 막 뛰어왔다. "저런, 저런 흠뻑 젖었구나. 걱정 마라. 집에 가자마자 옷부터 갈아입어. 나는 이미 저녁 먹었으니 이제 너만 먹으면 돼." 베티는 가만히 끄덕였다. 집에 돌아오자 아빠는 베티에게 담요를 덮어 주었다. 그는 부엌으로 가더니 난로에 있는 솥을 휘휘 저었다. "흠..... 이쯤이면 되겠지. 자~ 베티! 어서 난로 곁으로 오렴. 몸을 말려야지. 오늘 저녁은 아주 맛있을 거야." 베티는 무척 기뻐하며 쟁반을 받았다. 쟁반에는 따끈해 보이는 크림수프 한 접시와 구운 옥수수 반토막, 쓴 차, 꿀이 듬뿍 발려 있는 토스트 한 조각이 놓여 있었다. 베티는 수프를 한 숟갈 떠 넣었다. 그리고 차도 한 모금 마셨다. 배가 후끈 달아오르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아빠는 커피를 조금씩 마셨는데 매우 흡족해 보였다. "베티, 현재 우리 빵집이 얼마나 잘 되어 가고 있는지 너 아니? 오늘만 해도 스콘 60개와 식빵 80개, 샌드위치 70개, 우유 90잔, 건포도빵 75개로 어마어마한 수입을 달성했단다. 내일부턴느 용돈을 2배로 올려줄게." 베티는 좋았다. 용돈이 올라갔는데 나쁠 게 뭐가 있겠는가? 베티는 토스트에서 흘러내리는 꿀을 재빨리 핥았다. 손이 끈적거렸다. "아빠! 그 개의 이름을 지었어요. 샐리가 낳은 강아지 말이에요." 아빠는 의자를 조금 당기더니 물었다. "그래? 벌써 이름을 지었다니, 그놈의 솜씨 한 번 놀랍구나."
베티는 쿡쿡 거리며 웃었다. "스마티라고 지었어요. 똑똑한 개가 되길 바랐거든요." 베티는 이 말을 마치자마자 옥수수를 베어 먹었다. 알갱이가 입안에서 톡 터졌다. "스마티라...... 내가 생각하기엔 꽤 좋은 이름 같구나. 샐리보다는 덜 유치하고 코페르니쿠스라는 이름보다는 덜 길고. 부르기에는 안성맞춤이겠는 걸?"
양진서 기자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