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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호 12월 20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유다건 기자 (대구복명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52 / 조회수 : 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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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다르지 않아!-3화

3. 피할 수 없는 운명


어느덧 개학식이 끝난 지 7일째 되는 날이다. 세리는 오늘도 1등으로 교실에 들어와 책상서랍과 책가방 정리를 한 후 의장에 앉아 예습, 복습을 한 후 책을 읽고 있었다. 5분이 지났을 무렵 은지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1등이 아니네. 아까워. 세리야, 안녕?"
"안녕! 으음."
"뭐야, 개학한지 일주일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내 이름 까먹은 거야? 실망인데."

"미안. 누구더라?"

"하하 좋아. 힌트! 묵은지"

"아 맞다! 미안. 안녕, 은지야?"

"응. 넌 어제도, 오늘도 1등이네?"
"응. 아침에 일찍 일어나거든."
"그래? 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우리는 착한 어린이!"

"하하!"

그렇게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친구들이 하나 둘씩 들어왔다. 그 중 한 여자아이가 세리에게 다가왔다. 안경을 써서 그런지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세리는 어느 때와 같이 밝게 인사했다.


"안녕? 음. 내가 아직 적응이 안돼서. 네 이름 좀 가르쳐 줄래?

그러자 그 아이는 귀찮다는 듯이 퉁명스럽게 대답하였다.


"안시현."

"그렇구나. 고마워!"

"됐고, 뭐 하나만 물을게. 네 아빠가 한국인이고 엄마는 미국인이랬지?"
"응. 근데 그건 갑자기 왜?"

"뭐야 그럼 혼혈아란 거네. 아, 진짜 재수 없어! 피부도 까무잡잡한 것이."


시현이가 보란 듯이 말했다. 그러자 은지가 소리쳤다.

"야, 안시현! 넌 왜 말을 그런 식으로 하니? 부모님이 외국인이면 뭐 덧나고 세리가 혼혈이면 뭐 덧나는 거 있니?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는 줄 알아? 재수 없다는 말, 당장 취소해."

세리는 은지가 고마웠다. 시현이의 말을 듣자 생긴 좌절감이 조금은 씻어 내려가는 것 같았다. 그때 시현이가 짜증나는 말투로 대꾸했다.

"뭐야, 묵은지. 넌 빠지시지. 너 따위가 신경 쓸 일 아니거든?"

평소에 친구들이 아무리 놀려도 반응이 무덤덤하던 은지가 이번에는 발끈했다.

"너 방금 뭐라고 했니? 너 따위? 네가 뭔데 나보고 따위래?"

은지는 당장이라도 달려가 시현이를 때릴 기세였다. 세리가 은지를 말렸다.

"은지야, 난 괜찮아. 그만해."

그러자 시현이는 약간 긴장한 것 같았지만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정세리.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 너도 알고 있겠지? 사람은 자신과 조금 다르면 누구나 다 거리감을 느껴. 넌 흑인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차별을 받아. 그리고 혼혈인데다가 동시에 흑인이여서 한국에서도 차별을 받아. 그게 너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야. 알았어? 그러니까 전학을 가던가. 우리학교 학생들 모두에게 말 안 걸고 그냥 네 갈 길이나 가. 완전 재수 없으니까. 알아들어?"

세리는 순간 마음이 덜컹 가라앉았다. 시현이의 말이 딱 맞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세리는 흑인이라는 한 이유만으로 백인 아이들에게 차별을 받았다. 세리는 어쩌면 정말 차별받는 것이 자신의 운명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해졌다. 세리가 큰 절망 속으로 빠져들려는 찰나 가만히 듣고 있던 친구들 중 한 남자아이가 소리쳤다.


"안시현, 너 그만해! 사람이 차별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잘못된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거야. 항상 도덕시간에도 배우잖아. 외무가 아닌 속이 아름다워야 진정한 아름다움이라고!"


세리는 은지에게 소곤거렸다.

"은지야, 누구야?"
"쟨 강민호라고 해."
"강민호?"
"응. 나랑 같은 기자반이야."
"기자반이라고? 무슨 기자?"
"매월 발행되는 학교신문 기사 쓰는 기자를 말해."
"그렇구나. 대단하네."
"그리고 민호는 개학날 2반 화분을 깨트린 네 짝꿍 태호랑 친해. 성격은 완전 정 반대지만."
"그래?"

그때 주변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며칠 동안 보니 세리 착한 것 같던데. 물건도 잘 빌려주고 되게 밝았어."
"맞아. 그리고 교에서 피부색 다르다고 차별하지 맙시다하는 비디오도 틀어줬고."
"그러게. 솔직히 우리는 세리를 싫어할 이유가 전혀 없어."

"맞아, 맞아."

시현이는 분하다는 듯이 이를 갈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선생님 오신다!"
한 친구의 외침에 모든 상황이 종료되면서 아이들은 후다닥 자리에 앉았다. 이어서 선생님께서 들어오시고 뒷문으로 시현이가 들어왔다. 다행히도 선생님께서는 이 싸늘한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하시는 것 같았다. 이어서 선생님께서 말을 했지만 세리는 선생님의 말씀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방금 전 일만 계속 머릿속에서 반복할 뿐이었다. 세리는 시현이의 말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시현이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지와 민호의 말은 먹히지 않았다. 오직 시현이의 말만 가슴 한 구석에 박혀 있을 뿐이다.

<다음에 계속>

유다건 기자 (대구복명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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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서
서울미아초등학교 / 4학년
2012-10-01 22:14:39
| 시현이는 왜 세리한테 그러는 걸까요?
세리가 잘 극복해 냈으면 좋겠어요~
세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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