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누리해 기자 (서울구암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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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기에 관심이 있다면 가야금에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야금은 투명하고 아름다운 음색을 가지고 있어 여성스러운 악기로 잘 알려져 있는 우리의 국악기이다. 소리는 물론이고 연주하는 모습 또한 매력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악기이기도 하다.
한류열풍이 부는 요즘, 우리나라의 문화가 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바람을 타고 가야금 앙상블 그룹인 ‘라온 G’는 작년에 유럽투어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라온G’는 음악학 박사 곽수은과 6명의 제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그룹이며, 2010년에 결성되어 3년째 활동 중이다. 그룹명인 ‘라온’은 순우리말로 ‘즐거운’이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G’는 ‘Gayageum’, ‘Green’, ‘Global’, ‘Generation’ 등 다양한 의미를 아우른다.
라온 G와 우리 악기인 가야금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11월 26일, 라온 G의 멤버 중 한 명이자 가야금 선생님으로 활동 중이신 송정아(29세) 선생님을 만나 인터뷰해보았다.
Q. 먼저 본인에 대하여 소개해주세요.
A. 저는 국립국악학교, 국립국악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동대학원까지 졸업하여 국악 전문 강사가 되었습니다. 국립국악학교 강사, 서울시 국악분야 예술 강사이며, 라온 G의 멤버로 활동 중이기도 합니다. 또한 중요무형문화재 제 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전수자입니다.
Q. 어떤 계기로 가야금을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셨나요?
A. 처음부터 가야금을 전공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서양 악기를 접하였고 6학년 말에 국립국악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선배의 권유로 국악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국악이 제 적성에 잘 맞아서 가야금을 전공하였고 국악인이 되었습니다.
Q. 가야금 연주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가야금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25현 개량 가야금은 화성적인 연주가 가능하여 피아노의 역할도 해냅니다.
Q. 가야금 연주를 하며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연주를 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아요. 무대에 섰을 때는 가야금과 내가 하나가 되어 사람들 앞에서 빛을 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Q. 국악인으로서 보람 있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서양악기는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 있지만, 가야금은 서양악기 만큼 보편적이지는 않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가야금 연주를 보면 매우 신기해하지요. 특히 보람 있었던 때는 외국 공연 때였어요. 유럽인들의 반응이 좋았을 때 ‘내가 우리나라를 알렸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슴이 벅찼어요. 연주 후 관객의 호응은 제가 다시 무대에 서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지요.
Q. 반면에 가야금 연주를 하며 힘들었던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A. 연습을 위해 계속 앉아있어야 하다 보니 허리와 골반이 아프고, 가야금의 줄을 뜯다보니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터지는 것을 반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굳은살이 생기기 전까지는 손가락이 매우 아프답니다. 또 가야금이 무겁고 크기가 커서 이동할 때 불편하기도 하고, 가야금의 소리가 작아서 야외연주가 힘들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Q.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가야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여성적인 악기라서 소리가 매우 청아합니다. 그리고 관악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드러운 현의 울림이 세계 어느 사람들도 감동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주로 어떤 공연을 하셨나요?
A. 7월 9일부터 14일까지는 경남, 충북, 전남에서 토크콘서트 독주회(박창수의 하우스 콘서트 주최)를 열었고, 10월 10일과 11일에는 서울민속극장 풍류에서 라온 G의 정기 연주회에서 공연을 했어요. 그리고 10월 29일에는 인천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한국시리즈 4차전 개막식에서 라온 G팀이 애국가 연주를 했어요.
Q. 가야금을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세요?
A. 가야금은 국악기 중 가장 배우기 쉬운 악기입니다. 하지만 갈수록 어려운 악기입니다.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깊이 있게 배워서 국악의 멋과 흥을 제대로 알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의 공연 계획이 있나요?
A. 라온 G는 12월 말쯤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고, 내년 초 쯤 <김죽파류(流) 가야금 산조 한마당> 독주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본인의 각오를 말씀해주세요.
A. 국악을 하며 자긍심도 많이 느끼고 기쁠 때도 많았지만, 힘들거나 회의감이 들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내 인생의 숙명인 가야금으로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기쁘게 해주고, 또 웃게 해줄지를 늘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그런 연주자가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가야금은 오동나무 공명반에 명주실을 꼬아서 만든 12줄이 세로로 매어져 있고, 각 줄마다 ‘기러기발’이라고 불리는 안족이 받쳐져 있다. 가야금을 연주할 때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용두(龍頭)를 오른쪽 무릎 위에 올려놓고, 가야금 아래 끝에 열두 개의 구멍을 뚫고 부들을 잡아매는 곳인 ‘양이두(양의 귀처럼 양쪽으로 삐죽 나와 있어 붙은 이름)’는 왼쪽 무릎에 약 30도 정도로 비스듬히 놓는다. 오른손은 용두에 올려놓고 현침 너머의 줄을 뜯거나 퉁겨서 소리를 내며, 왼손으로는 안족에서 양이두 쪽으로 약 10~15cm 정도 떨어져 오른손이 내준 소리를 장식하는 농현(줄을 흔들어 여운이 오래가도록 하는 것), 퇴성(소리를 흘려 내려 주는 것), 전성(줄을 굴려 주는 것)을 한다.
박누리해 기자 (서울구암초등학교 / 6학년)